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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29 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3. '음'의 특성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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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3. '음'의 특성

 


① 고른음과 시끄런음
약간 오래된 백과사전 등에서 '음악'이라는 말을 찾아보면 '고른 음을 사용하여 회로애락의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 등으로 적혀 있는 것이 있다. 그러나 이 설명은 현대의 음악에 대한 사고방식과는 전혀 다른 것이다.  

 

첫째로 현대의 음악에서는 '고른 음'만을 사용하고 있지는 않다. 고른 음에 대해서 시끄런 음도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현대뿐만 아니라 옛날부터 어떤 종류의 악기에는 시끄런 음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예컨대 심벌의 음, 박자목, 작은북 등의 타악기에는 시끄런음이 많이 들어 있다. 다시 근대에 와서는 관악기나 현악기에까지 시끄런음을 첨가한 주법도 이용되고, 현대의 뮈지크 콩크레트(musique concrete)나 전자음악 같은 것에 이르면 무릇 귀로 느낄 수 있는 온갖 음은 고른 음이건 시끄런 음이건 모두 음악의 재료로서 무제한 사용하려 하는 사고방식으로 되어 가고 있기 때문에, 이미 '고른 음을 사용하여'라는 말은 음악의 정의에서 제외되지 않으면 안 된다.


여기시 '고른 음', '시끄런 음'이라는 의미는 지금까지 음악적 혹은 물리학적으로 이름붙여진 음의 성질의 종류를 말하는 것인데, 인간의 생활이 복잡해진 현재에서는 '시끄런 음'이라는 말의 의미도 차츰 바뀌어졌다.


한자로도 근년에는 '소음'이라고 적는 수가 많고, 이것은 '들으려 하는 목적 이외의 음'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예컨대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살고 있는 A와 B와의 경우, A가 피아노의 연습을 하고 있으면 옆에서 스테레오를 듣고 있는 B에게는 이것이 소음으며, 동시에 A에게도 B가 듣고 있는 스테레오는 소음이 되는 것이다. 

 

'고른음' '시끄런음'이라는 음질 자체의 의미와는 전혀 관계없이 사용되고 있다.   다음에 '희로애락의 감정을 나타내는 예술이다'라는 사고방식에도 많은 의문이 있다. 

 

대체로 음악은 인간의 감정을 나타내는 것이 목적이나, 아니면 구체적으로 감정을 나타내는 능력을 갖고 있는 것이 목적인가 하는 것은 19세기 후반부터 이미 갖가지 논의의 대상이 되었는데, 그것은 매우 복잡한 문제이므로 뒤의 항에서  말하기로 하고 여기서는 현재의 사고방식에 따라 음악이란 '음을 재료로 해서 이것을 미적으로 구성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해 두자.


그러면 그 '음'이라는 것이 지닌 여러 가지 특성과 음악을 구성하기 위해 어떻게 이용되고 있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인간의 성대, 피아노에 사용되고 있는 강철선, 바이올린이나 기타의 현, 클라리넷의 리드와, 나팔의 마우드피스에서 진동하는 입술, 또 큰북의 몸통에 씌운 가죽과 종이나 방울 등과 같은 여러 가지 발음체에 의해 생기는 음향을 사용하여  작곡가는 아름다운 효과를 나타내도록 계획하고 조립한다.


그리고 그 설계도라고 할 만한 것이 악보이다.  이 설계도만으로는 아직 음악이 되지 않는다. 이것이 연주가의 손에
넘어가 비로소 아름다운 음악이 되어 듣는 이의 심정에 호소하는 것이다.


물론 옛날부터 작곡가로서 연주가를 겸한 사람도 많이 있지만 그 일은 별도이다. 연주가는 그 설계도를 잘 살펴 작곡자의 계획을 될 수 있는 대로 충실히 표현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이 때 연주가 각자의 취미(미적 가치의 판단)나 주장에 의해 자연히 연주의 개성이 듣는 이의 귀에는 각각 특색있는 음악으로 들리게 된다.

 

하나의 악보라도 연주하는 사람에 따라서 그 나타내는 효과가 매우 다른 점이 있음은 이 때문이다. 최초의 설계에서 음의 조립이 매우 아름답고 작곡자의 기분을 명확히 나타내어 연주자의 마음에 강하게 전해지도록 작곡된 것이 이름바 명곡이며, 또 이 기분을 충분히 이해하여 이것을 명확하고 아름답게 표현하여 듣는 이의 귀를 충족시켜 주는 일이 이른바 명연주라는 것이다.

 

 

② 음의 높이
음은 높고 낮은, 혹은 강하고 약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높다는 것은 발음체의 진동수가 많은 경우이며, 그 진동수가 적어질수록 음은 낮아진다.


흔히 음의 고저를 일반적으로는 강약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있다. '높은 소리는 외친다' '낮은 소리는 속삭인다'라고 하는 것은 보통의 대화에서 종종 사용되는 말인데, 적어도 음악의 말로는 이것을 '강한 소리', '약한 소리'라고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커다란 음이란 '강한 음' 을 말하며 작은 음이란 '약한 음'을 말한다. 강한 음과 약한 음은 발음체의 진폭의 대소, 진동시키는 힘의 대소에 의해서 생긴다.


따라서 여성이나 어린이의 목소리는 남자 성인의 목소리보다는 높은 것이며, 절에서 울리는 범종 소리는 짤랑짤랑 하고 울리는 방울 소리보다 낮은 음이 된다. 또 10미터 떨어진 곳에서 들리는 목소리는 한 마리의 모기가 우는 소리보다 강하다는 것이다.


음의 높이가 여러 가지로 변할 때 '가락'이 생긴다. '가락'을 음악의 말로는 선율이라 하며 영어로는 이것을 멜로디라고 한다. 가락은 여러 가지 느낌을 나타낸다. 

 

우아하고 아름다운 가락, 사랑스러운 가락, 고상한 가락, 야비한 가락, 우울한 가락, 원기 있는 가락 등과 같이 듣는 이의 귀로부터 곧 그 느낌이 전달된다. 

 

또 고풍스런 가락이라든가 현대적인 가락이라는 느낌도 있으며 동양풍의 가락, 서양풍의 가락이라는 식으로 구별되는 수가 있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가락'을 지닌 '음악'은 곧 유행된다. 또 곧 좋아하지는 않더라도 자주 듣고 있는 동안에 점점 좋아하게 되는 그런 가락은 이른바 명곡 속에 많이 있다.


아무리 들어도 좀처럼 그 가락의 느낌을 파악할 수 없다는 것은 단지 그 가락만으로는 쉽게 그 아름다움을 이해할 수 없을 것 같은 고급 음악도 많이 있지만, 또 완성된 상태가 나쁘거나 시시한 노래로서 좀처럼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가요 같은 것을 들으면 너무 단순해서 곧 싫증이 나고 말 것이다. 많은 서양음악은 이 가락이 갖는 의미가 대단히 중요하며, 한국 음악에는 가락보다 그 문학적인 내용을 주로 하는 종류의 것이 많다. 

 

따라서 가락을 만드는 법은 서양음악이 더 정교하고 한국음악은 좀더 대범하게 만들고 있지만, 그 표현 방식과 노래하는 방법은 한국음악이 더욱 미묘한 변화에 차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③ 음의 강약
음의 강약의 변화도 여러 가지 음악적 효과를 나타낸다.  리듬은 강약의 규칙 바른 변화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리듬은 인간이 아직 음악이라는 정도의 것을 갖고 있지 않았던 먼 옛날부터 그 감정을 지배하는 중요한 하나의 재료가 되고 있다. 

 

먼 옛날, 사람들은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르거나 할 때, 손장단, 발장단 또는 판자조각 등을 두르려 그 리듬을 강조하였고 그 때의 기분을 나타내어 하나의 음악적 효과를 만들어냈음에 틀림없다. 

 

의복이나 기물 등에 무늬를 새기는 데에도 거기에는 일정한 리듬, 이른바 기하학적 무늬라는 시각적 리듬을 가진 것이 많아, 인간의 생활은 모두 리듬으로 지배되고 있다. 

 

생각하면 인간의 호흡도, 맥박도, 걷거나 뛰거나 하는 운동도 모두 리듬을 가지고 있다. 해조의 간만, 천체의 운행,
춘하추동의 한없이 규칙 바른 반복이 모두 리듬적이다. 

 

거기서 태어나는 생활은 아침 저녁의 기도와 세 번의 식사에도 일정한 리듬이 반복되고 있다. 아마 인간이 만들어낸 음악도 가락보다는 먼저 리듬이었다는 생각 또는 이유가 없는 것은 아닐 것이다.


음악의 기술적인 진보와 함께 강약의 변화는 단지 리듬을 만들 뿐만 아니라 그 불규칙한 변화에 의해서 더욱 많은 의미를 음악에 부여하게 되었다. 또 감정의 격한 변화와 강렬한 의지의 느낌, 긴장이나 이완의 느낌 등 그러한 것들은 강약의 변화에 의해서 표현되는 일이 많이 있다. 

 

약한 음에서 점점 강해져 가면 차츰 힘이 충실하고 흥분해 가는 느낌을 나타내는 것이다. 작곡가는 강약의 미묘한 변화를 교묘하게 사용하여 인간의 섬세한 활동과 기분을 그리려 하는 것이다.

 

④ 음색
음에는 또 음색이라는 것이 있다. 이것을 '음빛깔'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색이라고 하면 시각상의 말이 되는데, 음에도 편의상 이 색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빛나는 풍부한 음색을 지닌 명인도 있는가 하면, 똑같은 악기인데도 '이가 들뜬 것 같은' 지독한 음색을 들려 주는 서툰
사람도 있다. 같은 높이, 같은 세기의 음이라도 피리 소리, 나팔 소리 오르간 소리는 모두 각각 음색이 다른다. 

 

피아노 같은 기계적으로 정교한 악기도 명인과 아마추어와는 음색이 다르다고 할 정도이다. 사람의 목소리도 문자 그대로 각양각색이다.

 

달콤한 목소리, 차가운 목소리, 부드러운 목소리, 둥근 목소리, 앙칼진 목소리, 노란 목소리나 하면서 각각 들은 느낌을 미각이나 촉각, 온각 또는 시각에서 받는 느낌으로 비유하여 형용하듯이 음색의 차이도 또한 여러 가지 느낌을 나타내는 것이다.


그러면 음색의 차이는 무엇에 의해서 생기는 것일까. 물리학에서는 그 음에 포함되어 있는 배음의 성질과 양에 따라 여러 가지로 음색이 달라진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또 배음의 관계뿐만 어떤 음에 다른 종류의 음, 특히 시끄런 음 등이 섞인 경우에 넓은 의미에서 음색의 변화가 되는
일도 있다. 이 자세한 이론은 여기서는 생략하지만, 어쨌든 음에는 여러 가지 음색이 있다. 

 

작곡가는 이 많은 복잡한 음색을 미적요구의 입장에서 선택하기도 하고, 조합하기도 하고, 대조시키기도 하면서 그 음악을 아름답게 채색한다.

 

 

⑤ 화성
2개 이상의 각각 다른 높이의 음을 동시에 울리면 '화성'이라는 현상이 일어난다. 이 2개 이상의 음이 서로 다른 높이의 관계에 의해 여러 가지 효과가 생긴다. 

 

그 음악적인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을 화성법이라든가 화성학이라 하고 작곡가는 먼저 이것을 공부한다. 화성은 영어로 하모니(Harmony)라고 한다.


개개의 음이 몇개인가 동시에 울림으로써 화성이 되는데, 노래의 경우 코러스로서 두 사람 이상이 각각 다른 가락을 노래할 때, 즉 2개 이상의 서로 다른 멜로디가 동시에 진행하면 어찌 될까. 이것은 개개의 음을 혼합한 경우보다 좀더 어려운 문제인데, 또 한없이 재미나는 효과도 생겨날 것이다.

 

이 연구는 벌써 천여년 전에 유럽에서 시작되고 있었다. 이것을 '대위법'이라고 하며, 이것도 작곡가의 중요한 공부의 하나가 되고 있다.


화성학도 대위법도 옛날에는 여러 가지 어려운 규칙에 묶여서 전해져 왔는데, 실은 그 규칙을 익힐 뿐만 아니라 많은 천재적인 작곡가들은 항상 그 새로운 시대에 태어난 사람들의 감정에 대해 얼마나 아름답게 울려퍼지는가 하는 것을 생각해 왔다. 

 

따라서 그 내용도 시대와 함께 변화하고 발전해 가기 마련이다. 대위법과 화성의 발달에 대해서는 다음의 '음악의 양식'이라는 곳에서 역사적인 경과를 간단하게 서술하고 있다.


이처럼 음악은 모든 종류의 음이 여러 가지 수법에 의해서 미적으로 조작되어 있는 예술이다. 성악도 기악도 각각 어느 때는 단순하게, 어느 때는 복잡하게 구성되어 많은 종류의 악곡을 만들어 간다.


음악을 감상하기 위해서, 이렇게 조직된 많은 음악의 종류에 관해 이하 간단한 해설을 해 가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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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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