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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28 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2. 음악 감상의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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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2. 음악 감상의 방법

 

음악의 감상은 먼저 '듣는 일'이 중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지만, 스스로 노래하는 일, 악기를 연주하는 일, 다시 뭔가 작곡해 보는 일 등 어느 것이나 즐거운 감상의 방법이다. 가능하다면 그것을 모두 실제로 해 보는
것이 음악을 깊이 이해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다.


명곡이나 대작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좋고, 노래를 부르거나, 피아노를 치거나, 춤을 추기도 하면서 음악을 여러 각도에서 아는 일, 이것이 가장 좋은 감상법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학교 교육의 제도는 국민학교, 중학교의 과정에서 옛날에는 창가를 불렀을 뿐이었지만, 지금은 '악기를 다루는 일' '감상' '창작' 등 각 종목이 나누어져 있음은 특별히 음악의 전문가를 만들기 위해서가 아니고, 국민의
일반 교양을 높이기 위해서 음악에 대해 넓은 의미에서의 감상력을 육성하려 하는 목적에 의한 것이다.


또 음악은 이론이나 지식으로 음미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앞에서도 말했지만, 간접적인 지식 곧 음악의 역사나 작곡가의 진기 등, 음악의 주위를 둘러싼 지식도 감상에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이다. 악곡에 관한 해설서와 같은 것도 마찬가지이다.

 

그러한 지식이 아무리 많이 있어도 귀로 듣는 음악을 결코 좋게도 나쁘게도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음악을 듣고 직접 얻은 감명을 더욱 확실하게 하고 인상을 깊게 남게 하는 일도 되며, 감상의 작용에 저항 요인이 되는 의문을 해명해 주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또 음악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동기도 되며, 이것도 감상을 한층 즐겁게 하는 지식의 재료로서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면 '감상의 방법'으로서 이것을 '듣는 일'과 '연주하는 일'의 두 가지로 나누어 말하기로 하자.

 


① 듣는 일
지금 우리 나라에서도 큰 도시에서는 한 달에 적어도 2--3개의 주요한 연주회가 열리고 있다. 도시에 사는 사람이라면 음악을 듣고 싶을 때 언제라도 어떤 음악회에 갈 수 있게 된 셈이다. 

 

그러나 모두 사업이나 직장 일에 바빠서 좀처럼 연주회에 갈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있다. 음악회에 갈
시간이 없으면 레코드도 있으며 텔레비전과 라디오로도 음악을 들을 기회는 언제든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주위에 있는 무수한 음악 중에서 뭐니뭔니 해도 실제의 생연주를 듣는 아름다움보다 나은 것은 없다. 육성이나 악기의 연주에서 직접 울려 오는 음악은 뭐니뭐니 해도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다.


음의 아름다움뿐만 아니라 노래하고 있는 사람, 연주하고 있는 사람과 듣는 사람간에 마음의 교류를 느낄 수 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기계라도 연주의 '전부'를 전달하여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현재도 생활이 불편한 고장에 가면 음악회는 좀처럼 없으며 이런 경우에는 라디오나 레코드가 큰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레코드는 또 다른 잇점도 있기 때문에 음악 감상에는 없어서 안 되는 기계로 되어 있다.


규모가 큰 명곡 등은 몇 번이고 같은 것을 되풀이하여 들음으로써 깊이 이해를 할 수 있게 되며, 갖가지 연주의 비교를 연구하는 것도 실제 문제로서 레코드 이외에는 특별한 수단이 없다고 해도 좋을 것이다.


라디오나 레코드 등의 기계 음악은 한편으로는 매우 편리한 것인 동시에 또 그 음질이 다소간에 진짜와 다르다는 결점도 있다. 아무리 하이파이나 스테레오라고 해도 진짜는 아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재생장치를 갖고 있더라도 진짜가 아니라면, 실연의 아름다움과는 훨씬 거리가 멀 것이며 일반적인 재생기나 라디오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이렇게 되면 결국 음악의 감각적인 미감을 해칠 뿐만 아니라, 앞서 말한 '음악의 참된 모습' 즉 '음악적인 의미'를 불명확하게 한다.


그러면 이런 기계 음악, 진짜가 아닌 음악에 대해 일반인은 어떤 감상을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모두 어느 정도 진짜를 알고 있기 때문에 "진짜는 이런 것이다"라는 지식과 경험의 도움을 받아 진짜로 듣는 것과 똑같은 감상의 작용을 지닌, 이를테면 착각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앞에서 음악은 지식만으로 감상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는데, 라디오나 레코드, 사운드 테이프 등에 관한한 무의식 중에 지식과 경험이 큰 구실을 하고 있다. 

 

즉 기계에 의한 불완전한 '음악적인 의미'를 진짜에 대한 지식으로 보충하여 이것을 완전에 가까운 것처럼 의식한다. 옛날 사람들과는 달리 현대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역시 이러한 감상의 작용도 필요하다.  

 

실제의 연주를 자주 보고 듣는 사람은 레코드나 라디오를 들었을 때 전혀 무의식 중에 그 부족한 점을 경험과 지식으로 보충하고, 기계 때문에 일그러진 구분을 그 체험의 기억으로 수정하여 진짜와 똑같은 '음악적인 의미'를 그 속에서 알아들을 수 있는 습관이 어느 사이엔가 박혀버린 것이다. 

 

이것은 현대의 음악감상자가 지닌 뛰어난 능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될 수 있는 대로 '진짜는 이렇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귀를 통한 감상과 동시에 음악에 대한 넓은 지식을 준비함으로써 더욱 그 감상이 세부에 걸쳐 두루 미치고 그 아름다움을 깊이 추구하게 된다. 그 직접적인 지식은 책을 읽을 뿐만 아니라 진짜의 연주를 많이
들을수록 풍부해진다.

 


② 연주하는 일
노래를 부르거나 악기를 연주하는 것은 더욱 즐거운 음악의 감상이 된다. 그러나 이것은 귀로 듣기만 하는 경우와는 달라서 대뜸 천하의 명곡을 손댈 수는 없다. 더우기 끊임없이 노력하여 그 기술을 배우고 향상해가야 한다.


옛날에는 유럽과 미국에서도 음악을 감상하려 할 때는 이따금 열리는 음악회에 가서 듣는 것과 자신이 악기를 연주한다든지, 또 가정이나 친구의 집에 모여 코러스나 합주를 즐기는 일 뿐이었다. 그러므로 음악을 감상하는 데는 먼저 기술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던 중 오르골이나 자동피아노와 같은 기계 장치의 악기가 만들어져서 아무리 게으른 사람이라도 자기의 집에서 몸을 움직이지 않고 음악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1877년에 미국의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자 이 편리한 기계는 곧 전세계의 주목을 끌었으며, 이윽고 원반형의 레코드가 개발되고 나서 처음으로 이것이 음악 감상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다. 

 

그로부터 70년 동안에 레코드는 눈부시게 발달하여 오늘날에는 어떤 산골에 있더라도 레코드와 재생기만
있으면 전세계의 어떤 음악이라도 자기 집에서 듣지 못하는 것은 없을 만큼 감상 재료는 발달했다. 

 

그 뿐만 아니라 라디오, 영화, BG음악 등 도시에도 24시간에 걸쳐 좋아하고 안하고에 상관없이 다양한 음악이 범람하고 있다.


그리고 이 기계 문명이 세상을 구가하고 있는 한편으로는 스스로 노력하고 공부를 해서 악기를 연주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 아름다움을 차츰 잊어 가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실은 스스로 노래하고 악기를 연습하고 있는 동안에 악보를 읽는 힘도 향상되어 악곡의 해석력이 생기며 악기의 구조 및 여러 가지 주법과 그 성능 등에 대해 점차 자세히 알게 되어, 고도의 명곡을 레코드나 음악회에서 듣는 경우에도 이 지식과 경험은 매우 도움이 되는 것이다.


또 노래를 부른다든가, 악기를 연주한다든가, 합창이나 합주를 하기도 하는 것은 예술의 창조인 동시에 다른 한편으로는 지적이고 미적이며 더우기 운동 감각을 만족시키는 즐거운 놀이이기도 해서 스포츠와 같은 요소도 갖고 있다.


그러나 또 스스로 음악을 연주하는 일은 거기에 따른 공부와 노력의 고통을 수반하는 것임은 말할 나위 없다. 그리고 올바른 음악 감상을 위한 공부는 어디까지나 본격적으로 했으면 좋겠다. 그렇다고 결코 어렵고 무리한 노력을 할 필요는 없다. 

 

시작할 때에 전문가 선생에게 배워 올바른 연습을 해야 한다. 초보자에게는 초보자를 위한 음악이 있으며, 조금 향상되면 또 거기에 따른 곡이 많이 있다. 자기의 수준에 맞추어 가면서 공부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나는 전문 음악가가 되는 것은 아니니까"라든지 "즐기기 위해서 하는 것 뿐이니까"라는 생각아래 적당한 방법으로 익혀서는 결국 좋은 감상이 되지 않는다. 그것으로는 언제까지고 음악의 참된 아름다움을 알 수가 없다.


그것은 낮은 의미의 '즐거움'조차도 되지 않을 것이다. 예술이 단순한 놀이와 다른 것은 바로 이러한 점이다. 음악 감상의 참된 기쁨은 역시 거기에 상응하는 노력을 하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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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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