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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1.30 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4. 성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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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4. 성악

 

노래를 부르는 일은 음악의 가장 원시적인 모습인 동시에 또 가장 복잡하고 미묘한 효과를 지닌 음악이다. 인간의 섬세한 감정을 음악으로서 나타내는 것은 물론 피아노나 바이올린으로도 어느 정도까지 할 수 있는 일이지만 뭐니뭐니 해도 인간이 노래 부른다고 하는 일에는 미치지 못한다.


노래는 원래 '시'와 '음악'이 혼연히 하나로 결합된 것이다. 혹은 시의 의미를 한층 더 강조해서 이야기하려 할 때, 그것에 '가락'이 붙어서 자연히 노래가 태어난 것이라고 설명하는 사람도 있다. 따라서 노래는 거의 모든 경우에 '말'을 갖고 있다. 

 

때로는 극히 드물게 말이 없는 노래, 즉 '아-'라든가 '라-'라든가 하는 노래도 없는 것은 아니지만, 우선 보통으로 생각하면 노래에는 가사가 있다.

 

말에는 구체적인 의미가 있다. 그 의미에 따라 '가락'이 생기고, 그 말이 갖는 발음의 아름다움까지 이것에 더해져 비로소 '노래'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음악으로서 이만큼 이것에 더해져 비로소 '노래'라는 것이 되기 때문에, 음악으로서 이만큼 듣는 이에게 그 내용이 잘 이해되는 것은 달리 없다. 

 

듣는 이의 아름다은 음악과 함께 그 시가 지닌 의미를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노래는 악기만으로 연주하는 음악에 비하면 훨씬 의미가 뚜렷하고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음악임에 틀림없다. 섬세한 정서와 힘찬 박력, 혹은 관능적인 연상을 일으키는 음악은 악기로 연주되는 음악보다 노래로 불려지는 경우가 훨씬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나 또 아무래도 인간의 목구멍에서 나오는 목소리이기 때문에 악기를 사용한 음악에 비하면 스스로 한계가 있다. 음의 고저의 범위도 악기보다 좁고 강약의 넓이에도 한계가 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또 '가락'을 부르는 방법만 하더라도 바이올린이나 피아노로 굉장히 빠른 변화를 붙여 마구 연주하듯이 부르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한 곡은 악기에 맡겨 두면 좋고, 노래는 역시 가장 인간적인 감정을 지닌 음악으로서, 인간의 신체에서 나오기 때문에 한계가 있으므로 듣는 이에게 가장 많은 공감을 주는 음악이며, 거기에 성악의 가장 아름다운 효과가 있다고 생각된다.


한국의 전통적인 음악은 옛날부터 악기의 음악보다는 성악이 그 대부분이다. 특히 판소리나 민요는 그 내용에 풍부한 문학이 있으며, 듣는 이는 음악과 함께 그 문학이 이야기하는 정신을 맛보려고 한다. 따라서 노래의 음역을 너무 넓힐 필요도 없고 오히려 한 사람의 안정된 목소리로 그 문학의 정신을 깊이 파내려가 여기에 음악적 표현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서양인은 성악이 기악에 미치지 못하는 점, 즉 음역이라든가 강약의 범위를 될 수 있는 대로 넓혀서 기악과 마찬가지의 능률을 올리려고 하였다. 음의 고저를 넓히기 위해서는 여자 또는 어린이의 높은 소리에서부터 남자의 낮고 굵은 소리까지를 순서 있게 잘 늘어놓아 넓은 음역을 만들어냈다. 

 

또 몇백명이라도 합창을 계획하여 매우 커다란 음을 내는 것도 생각해 냈다. 소프라노, 테너라고 하는 것은 목소리의 높이, 음색, 성격 등에 의해 인간의 소리를 구분한 명칭이다.


서양에서는 12, 13세기 경부터 여자의 목소리를 그 높이의 순으로 각각 소프라노, 알토, 남성을 테너, 베이스의 4개로 구분했는데, 다시 18, 19세기 경부터 소프라노 다음에 멧조 소프라노, 남성에는 테너 밑에 바리톤을 더해서 모두 6개의 종류로 나누고 있다. 이 호칭은 각국에 따라 조금씩 다르기도 하다.


그러면 소프라노라든가 테너라고 하는 것은 대체 어느 정도의 음역을 갖고 있으며, 어느 높이까지 나오는 사람을 바리톤이라고 하는가 하게 되면, 이것은 각각 가수의 능력에도 따르고 하나하나의 노래에 의해서도 다르므로, 거기에 엄격한 경계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위에 말한 6종류의 각 성부의 높이와 범위는 대체로 예보와 같이 된다.(그림생략)


물론 이 각 성부의 가수는 이 음의 범위 이외의 음은 내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모짜르트가 "코시 판 투테"(여자는 모두 이런 것)라는 오페라를 작곡했을 때 마침 당시 유명한 소프라노와 알토의 양쪽 음역을 자유자재로 부를 수 있는 놀라운 능력을 지닌 가수였기 때문에 모짜르트는 이 사람을 위해서 이 오페라 속에 무척 음역이 넓은, 도저히 다른 사람은 부를 수 없을 만큼 어려운 노래를 써넣었다고 한다.

 

이런 일은 극히 드물게 보는 하나의 예이지만, 악곡에 따라서는 이처럼 소프라노라든가 알토라든가 하는 구분을 때로는 지키지 않아도 좋은 것이다.


그러나 합창의 경우에는 대체로 예보에서 보는 바와 같이 목소리의 높이에 따라 각각 그루프를 이루고 있다.  그리고 이 소프라노라든가 알토라고 하는 것은 음의 높이의 구별인 동시에 그 음색이나 표현되는 성격이나 감정에도 또한 커다란 차이가 있다.



① 목소리의 종류
  - 소프라노
여성의 가장 높은 소리를 맡고 있는 만큼 가장 밝고 화려하며 다른 성부 속에 들어가도 굉장히 두드러지게 들리기 때문에 합창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멜로디를 부르는 것이 통례이다.


오페라의 배역으로서는 젊고 아름답고 정열적인 여주인공의 역을 맡고 있어 이것을 중심으로 극이 진행해 가도록 만들어진 것이 많다. 예를 들면 베르디의 오페라 "라 트라비아티"의 비올렛타, "리골렛토"의 질다와 "아이다"의 아이다, 그리고 또 풋치니의 오페라 "라 보엠"의 미미와 "나비 부인"의 나비 부인 등과 같은 역은 모두 소프라노이다.


또 소프라노는 때로 무척 화려하고 또한 장식적이며 더우기 기교적인 노래를 부르는 수가 있다. 이것은 콜로라투라(Coloratura)라는 수법으로서, 옛날 이탈리아에서 일어난 발성 기술의 하나이다.

 

인간의 목소리가 마치 바이올린이나 클라리넷과 같은 악기가 연주하는 것처럼 다루어지고, 때로는 더욱 그 빛을 늘리기 위해 반주 악기 외에 플루트나 바이올린의 독주로 이것을 도와 한층 기교적으로 과장해서 들려 주도록 만들어진 곡도 있는데 이것을 '오블리가토'라고 한다.  목소리의 곡예 같은 곡도 만들어지고 있다.


콜로라투라 소프라노가 부르는 유명한 노래로서 영국의 헨리 비솝경이 쓴 "보라, 저 다정한 종달새를!"이 있으며, 또 오페라 중에서도 아름다운 여주인공의 노래를 널리 돋보이게 하기 위해 예컨대 도니젯티의 오페라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중의 '광란의 장면', 혹은 들리브의 오페라 "라크메" 중의 '종의 노래' 등은 모두 소프라노 콜로라투라의 아름다움을 극도로 발휘한 것으로, 모두 플로트의 오블리가토가 달려 있다.


같은 소프라노에도 이와는 달리 내면적인 감정의 표현에 중점을 두는 창법, 즉 극적인 효과를 콜로라투라의 외면적, 기교적, 장식적인 것과는 전혀 정반대의 의미로서 화려함과 열정적인 강력함을 갖고 있는 것이다.  

 

소프라노에는 이 밖에 보이스 소프라노라고 하여 7, 8세의 사내아이가 부르는 경우도 있다. 이것은 옛날의 가톨릭 교회의 교회 음악에서 종교적인 의미로 성가대에 여성을 넣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 

 

여인 금제가 되면 합창 속에 소프라노와 알토가 없어지고 말기 때문에 그 대신 변성기 전의 사내아이로 하여금 부르게  한 것이 시초로서, 현재도 그러한 성가대를 가진 교회가 있다. 

 

옛날의 대작곡가 헨델이나 하이든, 슈베르트 등도 10세 무렵까지, 즉 그 변성기까지는 교회의 성가대에서 소프라노로  활약했었다는 것이 저마다의 전기에 적혀 있다. 물론 어린이였기 때문에 음역의 넓이나 음악적인 표현력의 크기, 박력 있는 강약 등에서는 부족했지만, 그 투명한 음색이나 소박하고 사랑스러운 발성은 또한 여자의 목소리와는 다른 아름다움을 갖고 있다.


멧조 소프라노란 소프라노보다 조금 낮은 소리로서, 약간 폭이 넓은 성질을 갖고 있다.

 

 

- 알토
알토(영어로 콘트랄토라고 하는 것도 같다)는 여성의 낮은 소리를 담당하는 것으로서 그 음색이나 성격에서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과 또 힘차고 깊은 열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오페라의 배역에서는 알토는 나이를 먹은 여성이라든가 모친과 같은 역, 혹은 주역인 소프라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한 소박한 하녀와 같은 역을 맡게 된다. 그런가 하면 세상의 쓴 맛, 단 맛을 본 중년 여자, 때로는 산전수전 다 겪은 닳고 닳은 악역도 맡게 된다. 

 

그런가 하면 또 극히 내성적이어서 자기가 말하고 싶은 것도 제대로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여자, 그러나 안에 숨긴 강한 성격의 여자, 이런 여성의 역은 대개의 경우 알토가 맡는다.


실례를 보면 먼저 주역으로는 카르멘. 이것은 정열적인 집시의 젊은 여자로 악당 남자들과 겨루며 뛰어난 솜씨를 발휘하고, 그러면서도 생각하는 것을 관철시키기 위해서는 목숨도 필요없다고 하는 순진하고 강렬한 성격의 소유자. 이런 역에는 힘찬 알토의 목소리가 매우 효과적이다.

 

다만 카르멘은 멧조소프라노가 부르는 일도 있고, 또 극히 드물게는 소프라노가 연기하는 일도 전혀 없지는 않다. 또한 토마의 오페라 "미뇽"의 주인공으로 내성적인 소녀 미뇽. 이것은 주역이지만 또 한 사람의 화려한 성격의 필리네가
소프라노이기 때문에, 이에 대항해서 온순한 처녀 미뇽의 역은 알토 또는 멧조소프라노가 맡아서 유명한 '그대여 아는가 저 남쪽나라를'을 부른다.


그렇지만 알토나 멧조 소프라노는 주역이 아니라 조역을 맡는 수가 많다. "나비 부인"의 가정부 스즈키, "라 트라비아타"의 가정부 안니나, "아이다"에 나오는 이집트의 왕녀 암네리스 등은 조역이지만 그 노래와 연기는 극의 전체를 긴장시키기 위한 중요한 역할이어서 확고하고 드라마틱한 성격을 풍부하게 발휘해야 한다.

 


- 테너
독일식으로 말하면 테노르, 이탈리아어로는 테노레이며 남성의 가장 높은 소리이다. 따라서 그 음색은 가장 밝고 탄력이 있으며 때로는 영웅적이고 힘차며 남자의 감미로운과 약함을 지닌 미남의 성격을 갖고 있으므로, 오페라에서는 역시 여주인공인 소프라노에 대해 상대 주역은 테너가 주로 많이 한다. 

 

"라 트라비아타"의 알프레도, "카르멘"의 돈 호세, "나비 부인"의 핀커톤처럼 고운 사내의 역은 모두 테너이다. 그리고 어느 것이나 어딘가에 약한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 공통된 특징이다. 예컨대 "아이다"에 나오는 백전 연승의 강한 장군 라다메스조차도 연인에게 군사 기밀을 누설하여 일생을 망치는 사내이니까 역시 테너의 역이다.


테너에도 음색이나 성격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예를 들면 이탈리아어로 '테노레 디 그라치아'라는 것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우아한 느낌을 주는 테너인데 이것은 서정적인 노래를 부르는 데 알맞다. 

 

또 이것과는 반대로 극적이며 강렬한 음색과 표정을 지닌 테노레 로부스토라는 것이 있으며, 내면적인 성격 표현을 장기로 하는 테노레 드라마티코라는 것도 있다. 

 

또 경쾌하고 밝은 성질을 지닌 테노레 렛지에로, 희극에 적합한 테노레 부포라는 것 등이 있어서 각각 그 다른 특색으로 자기가 잘하는 노래의 범위를 정한다. 

 

유럽과 미국, 특히 이탈리아 등은 한국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직업적인 가수가 많고, 특히 테너의 밝은 목소리는 그 용도도 많으므로, 같은 테너라고 해도 이러한 여러 가지 종류나 성격의 특징에 따라 각각 전문 가수가 있다. 한국에는 유감스럽게도 본격적인 테너의 목소리를 갖고 있는 사람이 매우 적기 때문에 혼자서 여러 가지 성질의 것을 구분해 불러야 할 형편이다.


이탈리아의 민요 "산타 루치아"의 "오 솔레 미오", "돌아오라 소렌토로" 등은 모두 남국의 강렬한 태양을 생각케 하듯 밝고 명랑하여 자유분방한 감정을 갖고 있다. 이런 노래는 소프라노나 바리톤, 베이스 등이 불러서는 어울리는 느낌이 나지 않고 역시 테너에게 어울리는 노래이다.


오페라에 나오는 유명한 테너의 노래도 역시 이탈리아의 것에 많은데 베르디의 "아이다"에서 라다메스 장군이 부르는 '청결한 아이다', 또 "라트라비아타"에서 알프레도의 '축배의 노래', "리골렛토"에서는 공작이 부르는 '이것이나 저것이나', '여자의 마음' 등은 모두 오페라의 유명한 아리아이다.



- 바리톤
바리톤은 테너보다 낮은 음역을 맡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의 질이 전혀 다르다. 그것은 폭넓고, 힘차고, 정력적이며 또 착실하고 안정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오페라의 역으로서는 노련한 성격, 강직한 인간, 사려 깊은 인간, 혹은 용기 있고 또 자신에 찬, 강한 성격을 표현하는 역을 맡는다.


바리톤의 성격을 오페라 속에 교묘하게 사용한 것은 모짜르트이다. "피가로의 결혼"에서는 피가로가 말도 잘하고 일도 잘하며 세상 물정에 밝은 남자를 나타내고, "돈 지오반니"에서는 세계 제일의 바람둥이로 세상에서 무서운 것은 하나도 없다고 하는 대담한 남자 돈 지오반니(돈환)를, 또 "마적"에서는 파파게노라는 익살스럽고 교활하고 유머러스한 성격을
나타내는 바리톤의 성질을 안정된 느낌으로 가장 적절하게 사용하고 있다.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 유명한 '저녁별의 노래'를 부르는 볼프람은 사려 깊은 사나이, 베르디는 "라 트라비아타"의 제2막에서 늙은 부친에게 엄하면서도 자애에 넘치는 '프로방스의 바다와 육지'라는 아름다운 아리아를 부르게 한다.


또한 바리톤은 차분하고 내성적인 기분을 나타내는 데 알맞기 대문에 조용하고 로맨틱한 노래를 부르면 참으로 아름다운 효과가 있다. 슈베르트의 유명한 가곡집 "겨울 나그네"와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등의 많은 예술가곡은 바리톤의 안정된 깊은 맛이 있는 표현을 하기 때문에 참된 아름다움이 이해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 베이스
인간의 목소리 중에서 가장 낮은 부분을 노래하는 것이 베이스이다. 합창의 경우에는 문자 그대로 합창의 토대가 되는 곳을 부르는 셈이므로 그 역할도 중요하다. 독창에서는 어둡고 침울하며 또 저력이 있는 느낌을 준다.


이와 같은 낮은 목소리, 일상 생활에서 별로 들을 수 없는 낮은 음역의 목소리는 오히려 초인간적인 느낌마저 갖게 한다. 또 오페라의 경우에는 국왕이라든가 영주와 같은 주권자의 위력을 지닌 성격, 또한 사려 분별이 있는 노인의 인물을 표현하거나 종교적인 신비감을 수반하는 하느님, 고승, 덕망 있는 은자 등은 반드시 베이스의 역이다. 또 낮고 어둔 목소리는 사람의 공포심을 자아내고 끔찍한 느낌마저 주는 것으로, 사악하고 밉살스러운 정신을 인격화한 악마나 마법사, 또 흉악한 등도 거의 예외없이 베이스가 부른다. 

 

따라서 베이스가 주역을 부르는 일은 좀처럼 없지만, 드문 예로서 무소르그스키의 오페라 "보리스 고두노프"가 있다.  1938년에 죽은 세계적 베이스 가수 샬리아핀은 이 오페라의 주역, 보리스 황제의 역을 가장 훌륭하게 했었다.


이것으로 6개의 '목소리의 역할'에 대해 각각의 음역, 성격 등을 말해 왔는데, 다음에 이들 목소리를 편성한 경우에 대해서 설명하려고 한다.

 


② 목소리의 편성
노래는 혼자서만 불러도 아름답지만, 몇사람이 복수가 되어 합리적으로 그 목소리가 조직될 경우에는 중창이 되고 합창이 되어 풍부한 색채와 명암을 만들고, 혹은 중량감을 수반하여 독창과는 또 다른 아름다움을 낳는 것이다.


몇사람이 함께 노래하면 보통으로는 이것을 '합창'이라고 하는데, 음악 용어로는 그것을 다시 제창, 중창, 합창의 세 종류로 나눈다. 각각 그 방법도 다르고 효과도 다른 것이기 때문이다.


둘이서 목소리를 맞추어 같은 가락의 노래를 같은 높이의 조로 부른 경우를 '제창'이라고 한다. 같은 가락을 같은 높이로 부르면 3명이건, 5명이건, 백명이건, 2백명이건 역시 제창이다.


두 사람이 서로 잘 조화하도록 작곡된 각각 다른 가락을 함께 부르는 것을 '2중창'이라고 한다. 세 사람이 이처럼 다른 가락을 동시에 부르면 이것은 3중창이며, 4중창, 5중창도 각각 같은 방법으로 부르는 것이다.


합창(코러스)에 대해 중창을 앙상블(ensemble)이라고 한다.  중창은 각 성부를 한 사람씩, 즉 2중창인 경우에는 각각 다른 2개의 가락을 한 사람씩 부르기 때문에 그 한사람씩의 목소리의 색채나 성격을 각각 명확하게 구분해 들을 수 있다.

 

더구나 오페라의 경우에는 그 이야기에 따라 각 등장인물의 성격이 매우 뚜렷하므로 이것을 잘 짜맞추어 작곡하면
매우 재미나는 중창을 할 수 있다. 모짜르트 시절부터 오페라 속에는 특히 흥미 깊은 뛰어난 중창이 많이 있다. 

 

예컨대 연인끼리 사이 좋게 서로 이야기하는 2중창도 있는가 하면 빚장이와 싸움을 하면서 부르는 2중창도 있으며, 거기에 중재가 들어가 3중창이 되기도 하고 4중창이 되기도 해서 인물이 늘어남에 따라 그 작곡상의 기교도 복잡해지고, 오페라적 구성도 점점 재미가 있게 된다.


위에 말한 '중창'의 경우에는 2중창이건 3중창이건 선율을 한 사람이 맡고 있지만 이것이 한 사람씩이 아니라 복수가  될 경우, 즉 A의 그루프가 제1 선율을, B의 그루프가 제 2 선율을 부르게 될 때 그 그루프가 2개이면 2부 합창, 3개이면 3부 합창이라고 하게 된다. 

 

예컨대 4중창의 4개의 선율이 각각 두 사람 이상의 수로 불려질 때 이것은 4부 합창이 되고, 그 각 그루프의 수는 백명씩이 되거나 2백명씩이 되어도 역시 4부 합창이다.


합창은 여성만으로 이루어진 여성 합창, 남성만으로 이루어진 것을 남성 합창이라고 하며, 이 양자가 뒤섞인 것을 혼성 합창이라고 한다. 가장 많이 행해지는 표준적인 경우에 대해서 보면 여성 합창은 제1소프라노, 제2소프라노 및 알토로 이루어진 3부 합창과 남성 합창은 제1테너, 제2테너, 바리톤, 베이스의 4부 합창. 혼성인 경우에는 소프라노, 알토, 테너,
베이스의 4부로 각각 구성되어 있다.


합창은 각 성부가 집단이 되어 커다란 두께를 나타내고 마치 파이프 오르간 같은 효과를 나타내기 때문에 종교음악과는 가장 깊은 관계가 있으며, 옛날부터 서양에는 합창용으로 만들어진 교회음악의 명곡이 많이 있다.


또 독창에는 거의 모든 경우에 피아노나 관현악의 반주가 붙어서 이것을 화성적으로 장식해 주지만 합창은 그 자체가 이미 화성을 가졌고 여러 가지 목소리의 질에 의한 색채적인 아름다움을 갖고 있으므로 종종 반주 없는 합창곡도 많이 있다. 

 

무반주의 합창곡을 '아 카펠라(a capella)'라고 부르는 것은 옛날 교회에서 무반주 합창만이 행해진 데서 생긴 말로서
'교회풍으로'라는 뜻이다.


합창음악은 민요나 예술가곡에도 여러 가지 명곡이 있는데 직업음악가는 물론이고 음악애호가들의 그루프에서 불려지게 되었으며, 근대에 와서는 영화음악이나 재즈 그 밖에 포퓰러한 경음악에서도 많이 사용된다.


오페라 속에서도 예컨대 베르디의 "아이다" 제2막의 개선의 장면에서 불려지는 장대 화려한 대행진곡, 그리고 바그너의 "탄호이저"에서 노래시합의 전당으로 들어가는 기사와 숙녀의 대합창 등은 불후의 명작으로서 친숙해지고 있다.


또한 교향곡의 대작곡가 베토벤은 그 마지막 대작 "제9번 교향곡"에서 악기만으로는 그의 커다란 구실을 모두 말할 수 없게 되어 마침내 독창, 중창, 합창을 포함하는 대성악곡을 끝악장에 덧붙였음은 교향곡의 역사상 가장 특기할 만한 업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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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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