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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08 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6. 기악, 2편. 현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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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6. 기악, 2편. 현악기

 

(2) 현악기
현을 진동을 울림통에 전달해서 이것을 울리게 하는 원리에 의한 악기는 동양, 서양이 모두 아주 오래 전부터 사용해 왔었다. 예컨대 비파, 호궁, 서양에서는 바이올린과 기타 등 그 종류도 많이 있다.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현악기를 크게 나누면 바이올린의 일족처럼 활로 줄을 문질러서 음을 내는 찰현악기류와 기타처럼 손끝 또는 골무나 채를 사용하여 줄을 뚱겨서 음을 내는 발현악기 등 두 종류가 있다. 관현악에 사용하는 현악기는
하프(수금) 등을 제외하면 보통의 경우는 모두 찰현악기뿐이니까 먼저 이것에 대해 설명키로 하자.


① 찰현악기


① - 1 바이올린
현악기 중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있다. 바이올린과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 등 4개의 악기는 그 모양이나 구조는 대체로 같지만 크기에 차이가 있으며, 따라서 각각의 음역을 분담할 뿐만 아니라 그 음색이나 표정의 성격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실내악, 관현악 등 합주의 경우에는 이 네가지 악기가 각각 여러 가지 성격을 맡아서 활약한다.

 

바이올린의 기원은 이미 2천년 전에 아라비아 지방에서 발생했었다고 하는데, 실제로 오늘날과 같은 바이올린의 모양이나 크기, 그 구조등이 정해진 것은 지금부터 약 4백년 전 이탈리아에서이다.


당시 이탈리아의 크레모나라는 곳에 아마티(Andrea Amati 1520-80)라는 악기 제작가가 있었는데, 초대인 안드레아 아마티가 만든 바이올린은 현재의 것보다 조금 소형이었다고 한다. 

 

단, 당시는 아직 이 악기의 크기가 일정치 않아서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바이올린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재질은 거의 일정해서 대체로 현재의 것과 같았던 모양이다.


바이올린은 대개 어느 것이나 다음과 같은 재료로 되어 있다.


  1. 앞판: 낙엽송류
  2. 뒤판: 단풍나무류
  3. 목(네크): 위와 같음
  4. 옆판(사이드 보드): 위와 같음
  5. 머리(헤드): 위와 같음
  6. 지판(핑거 보드): 흑단 또는 자단
  7. 줄감개(너트): 위와 같음
  8. 새들(테일): 위와 같음


여기에 4개의 양장선을 건너매고, 활에 맨 말꼬리털로 문질러서 음을 낸다. 양장선은 양의 장의 섬유를 말려 아교로 이긴 것으로서, 옛날에는 모든 바이올린이 이것을 사용하고 있었지만, 근년에 이르러 이를 대신하는 강철선을 만들게 되어 오늘날에는 거의 모두 강선만을 사용하게 되었다. 

 

또 활의 모양이나 구조도 지금부터 2백년 전 쯤에 크게 개선한 바 있다. 활에 맨 흰 말털에는 수지를 발라서 켠다. 이들 재료는 바이올린의 일족에 해당하는 악기, 즉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도 모두 같다.


아마티 일가이며 명공으로 가장 유명한 니콜로 아마티의 제자에 안토니오 스트라디바리라는 명인이 나타나 매우 뛰어난 악기를 만들었는데, 그보다 조금 늦게 역시 아마티의 제자 중에서 지우젭페 구아르네리라는 명공이 나왔다. 

 

이 세 사람의 바이올린 제작가를 '크레모나의 3거장'이라 부른다. 현대에도 세계에서 귀중하게 여기는 옛 명기는 이들 제조가, 또는 일족의 손으로 만든 것이 많고, 또 그 후 크레모나의 유파를 따라 프랑스, 독일, 보히미아 등지에서도 각각 우수한 악기의 제조가가 나왔다.


바이올린의 구조는 앞에서 말했듯이 매우 간단하지만 수백년 동안 무엇 하나 부족한 점은 없었고, 극히 부분적인 개량  외에는 거의 아무 것도 손댄 것이 없다. 

 

이렇게 단순하고 오히려 원시적인 구조의 악기일수록 사용자의 솜씨의 좋고 나쁨이 그 연주 효과를 완전히 좌우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즉 바이올린은 매우 어려운 악기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명인이 켜면 이 간소한 작은 악기에서 나오는 음악적인 표현력은 참으로 무한하다고 해도 좋을 만큼 크고, 그 아름다운 음색으로 웅혼 장대한 감정을, 혹은 경쾌, 발랄한 기분을, 혹은 또 더없이 정치하고 미묘한 심정이나 애절한 감상 등 온갖 정서를 자유자재로 나타낼 수 있다는 점에서 바이올린보다 나은 악기는 없으리라는 생각마저 든다.  옛날부터 "바이올린은 연주자의 몸의 일부분이다" 라고들 하거니와 이 악기의 특징을 잘 파악한 말이다.  

 

바이올린 음악을 감상하는 사람은 흔히 연주자의 왼손의 손끝이 어지럽게 활동하면서 정확히 현의 급소를 누르는 광경과 열정을 담아  음을 떨게 하고 있는 것을 보고 감탄하지만, 이 아름다운 음이 진짜로 나오는 곳은 오히려 오른손의 활놀림(보우잉)에 있다. 

 

활의 끝쪽, 혹은 자기 손쪽, 또 매끄럽게 현 위를 달리거나 도약하기도 하면서 여러 가지 음을 낸다. 모든 섬세한 표정과 화려한 색체의 변화는 모두 미묘한 활놀림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더블스토핑이라 하여 2개의 현을 동시에 울림으로써 2중주와 같은 겹음의 효과도 나타내고, 하모닉스(또는 플래절렛)라고 해서 줄에 가볍게 손끝을 대어 켜면 피리처럼 높은 음도 낼 수가 있다. 


또 현을 활로 켜지 않고 손끝으로 뚱기는 것을 피치카토라고 한다. 이 피치카토만으로 켜는 곡도 있을 정도이다. 활로 켜는 경우에도 활털로 문지르지 않고 활의 나무 부분으로 현을 두드려 음을 내는 것을 콜 레뇨(Col Legno)라고 한다. 


바이올린에는 또 약음기(소르디노, 또는 뮤트라고 부른다)를 사용하는 수가 있다. 이것은 나무 또는 상아, 금속 등으로 만든 빗 모양의 작은 부분품으로 3개 혹은 2개의 발을 가졌는데, 이것을 줄받침 위에 고정시키고 켜는 것이다. 

 

약음기는 단지 음을 약하게 한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이것을 사용했을 때는 은근하고 수수한 일종의 아름다운 음색을 수반하는 효과를 갖고 있다. 


위에 말한 여러 가지 성능은 바아올린뿐만 아니라 그 일족인 비올라, 첼로 등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특색이다.


바이올린은 초보자에게는 어려워서 좀처럼 다루기 힘든 악기이다. 첫째, 갓 시작한 단계에서는 쉽게 아름다운 음을 내지도 못해 이가 들뜬것 같다든가 톱날 같다느니 하고 험담을 듣는 것은 모두 이 악기이다. 

 

더우기 만돌린이나 기타처럼 눈으로 보아 알 수 있는 '표시'도 없어서 좀처럼 음정을 바르게 잡을 수도 없다. 초보자는 가능하면 먼저 피아노나 오르간을 배운 다음에 들어가는 것이 더 좋을 것이다. 

 

그러나 바이올린은 장소를 차지하지 않고 휴대에도 편리하며, 더우기 보통의 것이라면 비교적 싼 값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에 처음으로 음악을 배우려는 사람들 중에는 바이올린을 택하는 경향이 있다.


만약 바이올린을 배우겠다면 처음부터 되도록 교사에게 배워 바른 주법을 습득하도록 유의하지 않으면 곧 싫증이 나서  스스로 이것을 포기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어쨌든 대략 기술을 익히게 되면 이 악기는 매우 즐거움을 줄 것이다. 

 

다만 혼자서 켤 때 피아노의 반주가 없으면 매우 힘든 악기인데, 가정에서 친구들과 실내악이라도 할 수가 있다면 더욱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바이올린의 명곡은 옛날부터 많이 있지만 오늘날 연주회의 프로그램을 보면 거의 모두 17세기 이후의 것 뿐이다. 그것은 이 악기의 성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연주법이 발달하여 갖가지 명곡을 낳은 것이 그 시대부터였기 때문이다.


17세기에는 이탈리아에 비탈리, 코렐리 등의 대가가 나타났다. 비탈리의 "샤콘느", 코렐리의 "라 폴리아"등은 모두 고풍스러운 변주곡 형식의 느린 무곡인데, 이것을 화려한 바이올린의 기교를 통해 아름답게 나타난 것이다. 


독주 악기로서 화려한 무대를 장식함과 동시에 이 시대부터 바이올린은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등 합주음악의 중추를 차지하게 되었다. 실내악인 경우에는 제1바이올린과 제2바이올린이 나누어 악곡 속에서의 역할을 분담하고 관현악에서는 각각 2개 그루프로 나누게 된다. 

 

제1, 제2라고 해도 특별히 악기가 다른 것도 아니고 또 연주자의 솜씨나 지위가 다른 것은 아니지만, 합주 음악 속에서 바아올린의 성능을 가장 유효하게 사용하기 위해 각기 일을 분담하므로, 이것은 오늘날의 관현악이나 실내악에도 그대로 응용되고 있다.


18세기가 되자 바이올린의 연주는 한층 그 수준을 높였으며 아직도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해서 번영하고 있었다. 베니스의 비발디라는 작곡가는 승직에 있으면서 '빨강머리 사제'라는 별명을 갖고 있었는데, 이 사람은 바이올린의 명수로서
실로 150곡의 협주곡을 만들었다.


또 같은 이탈리아에서는 타르티니라는 명인도 나타나 비발디와 함께 이 시대의 바이올린 연주법을 진보시켰다고 한다. 타르티니가 꿈 속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고 하는 "악마의 트릴"(떤음)이라는 곡은 굉장히 어려운 연주 기교와 눈부신 효과를 발휘한 소나타의 하나이다. 

 

그 밖에 같은 시대에 이탈리아에서는 나르디니, 푸냐니, 비옷티 등의 명인 대가가 잇따라 나타나 드디어 바이올린의 명인 시대가 도래하게 되었다.


19세기의 유럽은 낭만파 음악의 시대인 동시에 '명인형의 시대'이다. 잇따라 나타난 바이올린의 대연주가들은 자기의 뛰어난 연주 기술을 한껏 발휘하여, 바이올린이 표현할 수 있는 모든 성능의 한계를 보여 주려고 노력하였다. 

 

그 때문에 당시의 작곡가들도 이들 바이올린의 거장들의 역량을 십분 발휘시킬 만한 아주 화려한 각가지 명곡을 작곡한 것이었다. 독일의 시포어, 다비드, 또 프랑스의 크로이찌, 바이요, 로드, 라퐁 등은 이 시대의 명바이올리니스트들이며 이들은 자기 스스로도 뛰어난 바이올린곡을 만들었는데, 또 이 명인을 목표로 해서 당시의 대작곡가가 바이올린의 명곡을 쓰기도 했다.

 

베토벤은 유명한 "크로이쩌 소나타"를 작곡하여 크로이쩌에게 바쳤다. 또한 멘델스존은 다비드가 켜도록 유명한 "바이올린 협주곡"을 작곡하였다.


이탈리아의 파가니니(Paganini, Nicolo 1782-1840), 밧치니(Bazzini, Antonio 1818-1897), 벨기에의 비외탕 Vieuxtemps, Henry 1820-1881), 스페인의 사라사데(Sarasate Pablo de 1844-1908), 폴란드의 비에냐프스키 Wieniawski, Henryk 1835-1880), 독일의 요아킴(Joachim, Joseph 1831-1907), 러시아의 아우어(Auer, Leopold 1845-1903) 등은 19세기의 가장 저명한 바이올리니스트이다.


독일의 대작곡가 브람스는 요아킴을 위하여 명곡 "D장조의 바이올린 협주곡"을 만들었다. 또 스페인의 사라사테가 켜기 위해 프랑스의 작곡가 랄로가 "스페인 교향곡"을 쓴 것도 잘 알려진 사실이다. 

 

사라사테는 스스로도 스페인의 민족적인 작품을 바이올린곡으로 많이 만들고, 또 헝가리 집시의 민요를 도입하여 예의  "찌고이네르바이젠"을 작곡하였다. 이곡을 들으면 참으로 바이올린이라는 악기의 화려함과 정서의 섬세함에 경탄하게
된다.


오늘날 바이올린의 명곡은 레코드로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최근의 레코드는 그 녹음이나 재생의 기능이 매우 발달했기 때문에 바이올린 등은 마치 진짜처럼 아름답게 녹음되어 있다. 

 

또 근년에는 레코드에 들어있는 곡목의 수가 매우 풍부해졌으므로, 고전에서 현대까지 명곡이라 일컬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연주회에서도 별로 들을 수 없을 것 같은 진기한 곡까지 모두 레코드에 의해 세계적인 명수들의 연주에 의해 들을  수 있다.


뒤에 실내악, 관현악의 항에서도 말하겠지만 바이올린은 많은 합주음악에서 가장 중요한 악기로서 다루어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음악, 탱고 등의 음악에도 사용된다. 

 

또 최근에는 생활에 '위안'을 주는 음악으로 '무드 음악'이라는 것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 무드 음악의 중심을 이루고 있는 것은 대개의 경우 관현악 속의 바이올린군이다.

 

 


① - 2 비올라
비올라는 바이올린보다 한층 대형이고 바이올린의 조현보다 5도 낮게 맞추도록 되어 있다. 프랑스에선 이 악기를 알토라고 부르는데, 이것은 바이올린을 소프라노라고 하면 비올라는 이에 대해 알토의 역할을 한다는 데서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독일에서는 이것을 브라체라고 부르기도 한다. 이것은 옛날 16세기 경에 이 종류의 여러가지 현악기를 총칭하여 비올(프랑스어), 비올라(이탈리아어)라고 불렀다. 

 

그리고 그 소형의 것을 비올리노(작은 비올라), 중형이며 그리고 바이올린처럼 팔로 떠받치고 켜는 것을 비올라 다 브랏치오(팔의 비올라), 또 더욱 대형으로 양 다리에 끼우고 켜는 것을 비올라 다 감바(다리의 비올라)라고 불렀다. 

 

이 중 비올리노는 바이올린의 이탈리아어이다. 또 비올라 다 브랏치오를 줄려서 단지 비올라라고 하며, 비올라 다 감바는 더욱 개량되어서 오늘날의 첼로가 되었다.

 

물론 명칭과 함께 그 모양도 당시의 것과는 얼마간 달라 모두 바이올린과  같은 외형이 되고, 현의 수도 모두 4개로 통일되었다.


독일어로 비올라를 브라체라고 하는 것은 이 비올라 다 브랏치오의 브랏치오에서 바뀐 명칭이다.


비올라의 음색은 그 낮은 쪽은 투명하고 힘차고 또 우아한 느낌이며 높은 쪽의 음은 얼마간 은근한 맛이 있는 아름다운  것이다.

 

그러나 이 악기는 바이올린처럼 화려하다든가 빛난다든가 하는 느낌은 적고 다른 악기에 비해 두드러진 존재는 아니기 때문에, 옛날부터 독주악기라기보다는 오히려 관현악이나 실내악과 같은 합주 음악 속에서 그 중간 정도의 음역을 충실하게 하는 악기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모짜르트는 이 비올라의 소박하고 우아한 특성을 좋아하여 실내악 속에서 흔히 그것을 살려 사용했고, 또 바이올린과  비올라의 2중주곡과 협주곡을 썼다. 
또 독일의 낭만파 음악의 거장 슈만의 만년의 작품에 비올라와 피아노를 위한 2중주로 "옛이야기의 그림책"이라는 아름다운 모음곡이 있다.


비올라는 독주악기로서는 별로 화려하지 않고 경음악에서는 전혀 사용치 않는 악기이며 또 악기도 좀처럼 구하기 힘들어서, 한국의 보통 가정에서는 별로 이것을 볼 수가 없다. 그러나 비올라는 온화하고 따뜻한 느낌이 드는 조용한 음의 악기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혼자 즐기기에도 좋은 악기라고 생각한다.


비올라의 악보는 가온음자리표(알토표) 를 사용한다. 이것은 보통 학교에서도 배우지 않고 또 피아노, 오르간, 바이올린 등에도 사용치 않는 낯선 표이므로, 이 점도 비올라가 아마추어들 사이에서는 별로 보급되지 않은 악기가 되고 있는 하나의 이유일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익히려고 하면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므로 조금씩이나마 음악을 하려고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가온음자리표를 대강 읽을 수 있도록 해 두는 편이 편리할 것이다.


비올라는 지금 말했듯이 보통 음역의 곳에서는 가온음자리표를 사용하지만, 악곡에 따라서 높은 음역의 부분은 바이올린과 같은 높은음자리표를 사용하는 수도 있다.

 

 


① - 3 첼로
첼로는 본래의 이름을 비올론 첼로라고 하는데 이것은 너무 길어서, 줄여서 첼로라고 부른다. 독일어로 '첼', 프랑스어로 '셀'이라는 말도 쓴다.

 

첼로는 비올라보다 다시 8도(1옥타브)만큼 낮게 조현한다. 따라서 그 모양은 크고, 다른 악기처럼 팔로 떠받쳐 턱과 어깨 사이에 끼우고 켤 수는 없기 때문에 연주자는 의자에 걸터앉아 양 다리의 무릎에 끼우고 켠다. 

 

그 때 악기를 단단히 바닥 위에 안정시키기 위해 짧은 막대가 달려 있다. 이것은 악기의 끝부분에 있기 때문에 엔드 핀이라고 한다.


그러나 17세기부터 18세기 초에 걸쳐 첼로의 기교가 아직 별로 발전하지 않았던 무렵의 회화 등을 보면 이 엔드 핀이 없고, 양 무릎으로 악기를 공중에 떠받치거나 또는 조그만 받침대를 발 밑에 놓고 거기에 악기를 세운다든가 해서 켜고 있는 것을 보는 수가 있다. 

 

그러나 근대의 어려운 악곡을 연주하려면 그런 식으로 떠받쳐서는 매우 곤란하므로 오늘날과 같은 엔드 핀을 사용하는 일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18세기까지는 이 악기의 구조가 오늘날처럼 완전하지는 않았고, 앞의 비올라의 항에서 말한 것과 같은 비올라 다 감바, 혹은 바리톤이라 불렀던 악기가 주로 사용되고 있었다. 

 

이 바리톤이란 하이든 시절(18세기 말)까지 사용되었는데 어느 것이나 6현, 혹은 그 이상의 수의 현을 가졌고 각 현의
간격도 4도 음정이며, 더우기 지판에는 모두 오늘날의 기타나 만돌린처럼 지판이 구분되어 있다. 

 

현대의 악기에 비해서 아마도 그 주법은 얼마간 쉬웠으리라고 여겨지지만, 표정이 모자라고 음색도 또한 첼로처럼 빛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그 당시는 이 악기에 대해 별로 뛰어난 연주가도 많지 않았고, 작곡가도 또한 그 독주악기로서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일이 적었으므로, 합주 때 더블베이스와 함께 전체의 낮은 음만을 맡고 있었을 뿐이다.


이러한 경향은 18세기 말 하이든이나 모짜르트의 무렵까지 계속되었는데, 당시는 이미 이 악기도 상당히 개량되고 뛰어난 연주가도 드문드문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모짜르트 등은 뛰어난 작곡가였기 때문에 관현악이나 실내악 속에서도 첼로의 성능을 살리고 더블베이스가 당담했던 것을 분리시켜 독자적으로 활약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하이든의 유명한 "첼로 협주곡" 등은 실은 앞에서 말한 비올라 다 감바, 또는 바리톤을 위하여 만든 작품일 것이라고들 말하고 있다.


첼로 음악은 19세기 초에 베토벤에 의하여 획기적인 약진을 이룩하였다. 베토벤 자신이 이 악기에 깊은 이해를 갖고 있었음은 말할 것도 없지만 롬베르크, 뒤포르, 링케 등의 명수가 나타난 것도 이 시대의 첼로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린  하나의 이유가 되고 있다. 


베토벤은 첼로와 피아노를 위해 5개의 소나타와 3개의 변주곡을 작곡했으며 그 밖에 많은 실내악곡과 관현악곡에서도 첼로에 중요한 역할을 주었다. 


첼로의 음색은 힘차고 폭넓고 그 저음부는 은근하면서도 호탕하며, 고음부는 빛나고 바이올린처럼 풍부한 표정을 갖고 있다. 그 음역도 널리 사용되고, 악보상으로도 F음자리표, 가온음자리표 (비올라의 알토표보다 다시 3도 낮은 테너 기호), 좀더 높은 음역을 사용할 때는 종종 G음자리표도 쓰인다. 

 

첼로는 화려한 독주악기로서, 또 관현악이나 실내악에서는 중요한 악기가 되고 있다. 

 

 


① - 4 더블베이스
현악기 중에서 가장 큰 모양을 하고 있는 것은 더블베이스(독일어로는 콘트라바스)이다. 그 길이는 대략 어른의 키 정도가 되는데, 이것은 일어서서 켜든가 혹은 특별히 높은 의자에 걸터앉아 켤 때도 있다. 

 

이 악기는 합주, 특히 관현악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저음 악기인데 독주 악기로 사용되는 일은 매우 드물다. 그 이유는  이 악기의 음색 때문이다. 


더블베이스의 음은 극히 둔중한 느낌을 가졌고, 어느 음이 울리고 있는지 확실하게 구분해서 들을 수 없을 만큼 낮은 음을 낸다. 


보통은 4현 악기로서, 그 가장 낮은 현은 E음으로 조현하지만 근대에 이르러 좀더 낮은 음을 요구하게 되어 지금은 5현의 더블베이스도 있다.


이것은 보통으로 조현된 4현 밑에 또 하나 가장 낮은 C음에 맞춘 현이 1개 더 추가되었다.

 

이 악기는 그 모양이 너무 크기 때문에 다른 현악기처럼 5도 음정의 조현으로는 연주가 어려우므로 4도 간격으로 조현하기로 되어 있다.


또 악보에 적힌 음보다도 실제는 1옥타브(8도) 낮은음이 울리도록 옛날부터 약속되어 있다.


더블베이스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독주 악기로서는 별로 쓰이지 않지만 17, 18세기 경의 실내악곡에서 극히 드문 예를 볼 수 있다. 또 19세기 초에 슈베르트가 "숭어"라는 제명으로 알려진 5중주곡에 더블베이스를 사용했는데, 이것은 당시로서는 물론이고 오늘날에도 진기한 하나의 예가 되고 있다. 

 

슈베르트의 이 곡은 피아노,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 더블베이스의 5중주이다. 이 진기한 작품에 대해서 당시 이탈리아  태생으로 이 악기의 명수였던 드라고넷티라는 사람이 슈베르트의 뛰어난 작곡법, 특히 더블베이스의 사용법에 관해 크게 칭찬했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


왜 더블베이스는 실내악에 사용되지 않았던 것일까. 후에 '실내악'의 항에서 자세히 말하겠지만, 실내악을 듣는 즐거움은 그 하나하나의 악기의 작용을 각각 명확하게 구분해서 들을 수 있다는 데에 있다. 

 

그런데 이 악기는 '더블베이스'라는 이름 그대로 첼로의 낮은 음을 강화하고 그 음색을 한층 풍부케 하기 위해 이것과 겹쳐서 사용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별로 독립성을 갖지 않은 악기였다. 

 

따라서 각 악기의 독립성을 즐기는 실내악에서는 별로 사용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차츰 연주법이 진보함에 따라 이 악기도 첼로와 떨어져 독립해서 쓰이게 되었다.

 

그래서 이 더블베이스도 극히 드물게 실내악 속에 쓰이게 되었으며 슈베르트도 이것을 시도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이 악기의 음색은 앞에서도 말했듯이 너무나 낮고 더우기 둔중한 데다가 그 모양이 매우 커서 좀처럼  연주하기 어려운 악기이기 때문에 바이올린처럼 화려하고 또 경쾌한 표정을 가질 수가 없다. 

 

현재도 이 악기는 실내악에는 별로 쓰이지 않는 것이 통례이다.  그러나 관현악은 물론 경음악, 재즈, 탱고 등 거의 모든 오케스트라의 낮은 음 악기로서는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4가지 악기의 크기비교

 

② 발현악기
② - 1 하프
오늘날 하프라고 부르는 것은 일반적으로 대형의 수금을 말한다. 영어로 하프, 이탈리아어로는 아르파, 프랑스어로 아르프, 독일어로는 하르페라고 한다.

 

하프는 역사상 가장 오래 전부터 있었던 악기의 하나로서 고대 이집트나 그리스의 조각과 벽화에도 남아 있다. 그 모양이나 크기도 여러 가지이며 각각 다른 명칭으로 불려지고 있었는데, 대개 현재의 것보다 소형으로 휴대할 수 있는 것이  많고 극히 간단한 구조의 것이다.


근대의 하프는 우아한 형상과 장식이 있으며 대개는 화려하게 금빛으로 칠해져 있다. 하프는 보통 47개의 양장선(거트)과 금속선을 매었으며 테의 일부는 커다란 울림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모든 종류의 악기 중에서 이 하프 만큼 귀족적이고 화려한 외관을 지닌 것은 달리 없을 것이다.


이 악기는 바닥 위에 세우고 한 쪽에는 이것을 안는 것처럼 해서 양손의 손끝으로 줄을 뚱겨 연주한다. 하프는 밑 부분에 7개의 페달이 있으며, 이 장치에 의해서 여러 가지 조로 바꿀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정교한 구조를 갖게 된 것은 극히 근대의 일로서, 1801년에 프랑스의 에라르에 의해 페달이 발명한 이후의 일이다. 그 때까지는 손으로 조를 바꾸는 (갈고랑이로 조작한다) 매우 불편한 것이었다. 

 

오늘날에도 가정의 음악에서 드물게 볼 수 있는 아일리시 하프(아일랜드식 하프)는 이 손갈고랑이를 장치한 단순한 것이다.


하프의 음색은 약간 피아노를 닮았지만 더욱 부드럽고 우아하며 조용한 감정을 갖고 있다. 근대에 이르러 이 악기는 관현악에도 많이 쓰여지게 되었다.


옛날에는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하프의 구조가 오늘날처럼 정교하지 않고 그 음악적인 표현력도 작았으므로 단지 가정의 음악으로 사용될 뿐이고 관현악에 참가하는 일은 거의 없었으나, 베토벤이 젊었을 때 만든 발레 음악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속에서 이 악기를 사용하여 그리스 신화를 상기시키는 효과를 나타냈고, 또 모짜르트는 파리에 체재했을 때 음악을 좋아하는 긴 공작과 그 딸을 위해 하프와 풀루트의 협주곡을 작곡한 바 있다.


하프는 19세기가 되고 나서 페달 장치가 완비되었으며, 충분히 그 표현능력을 발휘하게 된 근대에 이르자 많은 대작곡가들에 의해서 실내악이나 오케스트라에서 활약하게 되었다.

 

오케스트라에서는 보통 1대 또는 2대의 하프를 사용하지만, 극단적인 예로는 바그너의 악극 "니벨룽겐의 반지" 속에서 관현악에 8대의 하프를 사용하였다.

 


② - 2 기타
기타는 13세기 경 아라비아 지방에서 발생하여 스페인에 수입되고 차츰 세계로 보급되었다고 한다. 6개의 현을 가졌고, 각 현의 간격은 4도로 조율된다. 단, 그 제2현과 제3현 사이만은 3도가 되고 있다.


기타는 독주용으로서도 좋고 또 반주 악기로서도 편리한 악기로 근년에 우리 나라 가정으로 널리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음량이 작아 그만큼 한국 가옥에도 적당하다. 

 

일상의 즐거움으로 뭔가 악기를 배웠으면 하고 생각한 경우에 기타는 참으로 좋은 악기의 하나이다. 단, 이 악기도 명곡을 연주해 내려면 상당한 노력과 훈련이 필요함은 말할 나위도 없다.


기타는 경음악에도 흔히 사용된다. 이 경우 코드(화음)만으로 반주로서 사용하는 수가 많고, 그 때는 손끝으로 뚱기거나 피크(골무)를 사용해서 화음을 탄주하므로 피크 기타, 또는 코드 기타라고 부르지만 악기는 같은 것을 사용한다.

 


단지 독주용(클라식 기타)인 경우는 양장선(거트)를 사용하고, 경음악의 경우에는 주로 금속선을 사용하고 있다. 거트도 최근에는 나일론제의 것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기타의 악보는 보통의 G음자리표를 사용하지만, 실제로 울리는 음은 악보에 적힌 음보다 1옥타브 낮다고 하는 약속이  되어 있다.


기타의 음색은 하프를 닮아 부드럽고 조용하며 상냥한 느낌을 갖고 있다. 또 하프보다 더욱 섬세한 표정이 넘쳐 있다. 기타는 우아하고 아름다운 노래의 선율을 연주하는 일도 있으며, 또 경쾌하고 발랄한 무도곡이나 행진곡을 칠 수도 있다. 

 

옛날부터 연인의 창 밑에 서서 부르는 사랑 노래는 대개의 경우 기타로 반주한다고 여겨지고 있으므로, "세레나데"라고
이름붙여진 노래, 예컨대 유명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와 그 밖에 드리고, 토스티, 토셀리 등 이탈리아 작곡가의 손으로  된 감상적인 세레나데도 모두 그 피아노 반주 부분에 기타와 같은 표정을 모방해서 만들어진 것이 많은 것 같다.


기타는 만돌린의 음과도 잘 조화되므로 만돌린의 합주 때 흔히 그 낮은 음이나 리듬의 악기로 사용된다. 보통의 관현악에는 극히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고는 기타는 쓰이지 않는다. 
그것은 관현악의 많은 악기에 비해 기타는 그 음량이 적어서 주로 가정용 악기로 사용되어왔기 때문일 것이다.


경음악에 쓰일 때는 화음이나 리듬을 맡는 수도 많지만, 또 전기 장치에 의해 음을 확대하는 일도 있으며, 그것을 전기 기타 또는 일렉트릭 기타라고 말하고 있는데, 줄여서 '일렉기'라고도 한다.


스틸 기타라는 것은 기타의 하와이식 주법, 즉 무릎 위에 옆으로 눕히고 금속봉으로 현을 누르고 금속의 손톱으로 대어 치는 방법에서, 더욱 나아가 이 원리만을 채택하여 전혀 다른 모양을 한 악기가 되고 있다. 

 

모두 전기로 확성하여 여러 가지 기발한 효과를 내며, 경음악에서는 상당히 널리 쓰여지고 있다.

 


② - 3 만돌린
만돌린도 처음에는 스페인에서 생겨난 악기라고도 하는데, 일찍부터 이탈리아에서 수입되어 비약적으로 발달하여 이탈리아의 국민적인 악기가 된 바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밀라노와 나폴리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었는데 각각 특색있는 발전을 했으며, 나폴리식이라고 일컬어지는 것이 세계에 널리 퍼졌으며 우리 나라에서도 모두 나폴리식 만돌린이 사용되게 되었다.


만돌린은 경쾌하고 사랑스런 음색과 표정을 가졌으며, 대충 연주하는 것은 비교적 쉽게 할 수 있으므로 우리 나라에서는 꽤 오래 전부터 널리 가정 음악에 사용되어 왔다.


만돌린의 현은 모두 강철선을 사용하고 2개씩 한 음에 맞춰서 4쌍, 즉 8개가 있다. 그 조현은 바이올린과 같고, 이것을 치는 데는 구갑 또는 셀룰로이드제의 작은 피크를 오른손에 쥐고 뚱긴다.


보통 관현악에서는 만돌린이 사용되지 않지만, 19세기의 독일 작곡가 말러(Gustav Mahler 1860--1911)의 "대지의 노래"와 "제8번 교향곡", 그리고 이탈리아의 카젤라(alfredo Casella 1883--1947) 라는 작곡가가 만든 "기슭의 정원"이라는 모음곡 속에 사용된 예도 있다. 

 

옛날에는 모짜르트가 그 오페라 "돈 지오반니" 속에서 제2막의 세레나데의 반주로서 관현악과 함께 이 만돌린을 사용하여 아름다운 효과를 거둔 바 있다.


만돌라는 만돌린보다 한츤 더 대형 악기로서 구조나 주법은 만돌린과 같지만, 1옥타브 낮은 음이 나오므로 가온음부의 악기로서 흔히 합주의 경우에 사용된다.


만돌린 합주에는 이 밖에 만도첼로(만돌라보다 5도 낮다), 가장 낮은 음을 치는 만돌로네, 혹은 키타르로네(Chitarrone) 라는 큰 악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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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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