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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0.12.07 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6. 기악, 1편.건반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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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6. 기악

 

사람의 목소리로 부르는 음악에 대해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을 기악이라고 한다.  악기는 인간의 목구멍과는 달리 그 구조가 시대와 함께 급속한 진보를 나타내기 때문에 성악에 비해 기악은 그 작곡에 있어서나 연주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양식으로 변천해왔다.


성악은 '말'을 갖고 있지만 기악에는 그것이 없다. 각 악기가 지닌 여러 가지 음색과 특유의 성능과 그 효과가 기악이 말하는 '말'이다. 많은 악기는 각각 그 특성을 발휘하여 작곡자가 말하려 하는 것과 연주자가 이야기하려 하는 것을 멋진  웅변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기악은 인간의 말을 하지 않는 대신에 인성보다는 더욱 교묘한 서술을 하는 악기로서의 특성이 있으며, 또 인간의 목소리보다 훨씬 넓은 음역과 훨씬 큰 강약의 범위, 또 더욱 화려하고 장식적인 효과와 박력에 넘친 음악적 표현을 행할 수도 있다.


오케스트라나 실내악, 그리고 피아노나 바이올린의 독주곡 등을 감상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악기의 갖가지 특성을 대충  알아두는 것도 헛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모든 악기를 대별하여 현악기(현을 발음체로 하는 악기), 관악기(피리나 나팔류), 타악기(종이나 북 종류)의 세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일상 많이 쓰이는 피아노나 오르간 등은 발음의 원리로 말하면 이 세 종류의 어느 하나에 속하지만,  어느 것이나 모두 '건반'을 갖고 있는 데서 이것들을 '유건 악기' 또는 '건반 악기'라고 통틀어 일컫고 있다. 

 

건반이란 손가락으로 두드린다거나 누르거나 해서 그 악기를 울리는 장치이다. 피아노는 가장 보통으로 많이 볼 수 있는 악기이므로 먼저 이 종류부터 설명하기로 하자.

 


(1) 건반 악기


① 피아노 
피아노는 현대의 독주 악기로서, 또 노래 등의 반주 악기로서 대표적인 것이며,또 가장 널리 일반에게 보급되어 있는 악기이다.  

 

피아노에는 그랜드 피아노(Grand Piano)와 어프라이트 피아노(Upright Piano)의 두 가지 형이 있다. 어느 것이나 주철로 만든 커다란 포레임에 나무로 만든 공명판을 갖추고 200개 이상의 강철선을 팽팽하게 매어 각 줄을 펠트로 싼 나무 해머에 전달하기 위해서 옛날부터 그 복잡한 기구는 개량에 개량을 거듭하여 현대의 것은 극히 정교하게 되어있다. 이 기구를 액션이라고 한다.


해머로 쳐서 음을 낸 현은 손가락으로 건반을 누르고 있는 동안은 아직 그 여운을 울리고 있지만 손가락이 건반을 떠남과 동시에 댐퍼(Dampfer 울림멈춤)가 현을 눌러 그 여운을 멈추게 하는 장치로 되어 있다.


그러나 손가락을 떼어도 발로 댐퍼(dampfer) 페달을 밟고 있으면 모든 현에서 댐퍼가 떨어져 여운은 길게 울려 공명을  풍부하게 한다. 또 그 밖에 소프트 페달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을 밟고 치면 전체의 음이 부드럽게 울린다.


그랜드형의 피아노는 바로 위에서 보면 마치 커다란 새가 한쪽 날개를 펼친 듯한 모양을 하고 있으므로 독일어로는 그랜드 피아노를 특히 '플뤼겔 (날개)' 이라고 부르는 수가 있다. 

 

그랜드 피아노에는 음악회에서 사용하는 콘서트 그랜드라고 하는 대형의 것, 중형의 세미 그랜드, 가정용 베이비 그랜드 등의 종류가 있다.


가정용으로는 주로 어프라이트형이 쓰이고 있음을 주지하는 바와 같은데, 장소를 많이 차지하지 않고 악기를 옮길 때도 좁은 문으로 들여오거나 내가는데 편리하다. 그렇지만 음량이나, 음색의 아름다운 점에서는 역시 그랜드 피아노에 미치지 못한다.


피아노는 모든 악기 중에서 가장 넓은 음역을 가지고 있으며 표준형의 것이라도 그 건반수는 88개, 대형의 것은 그 음역이 8옥타브에 달한다. 이 넓은 음역과 함께 오랜 세월 동안 구조가 개량된 결과 음악적인 표현능력이 크다는 점에서는 '악기의 왕자'라고 일컬어질 정도이며 옛날부터 많은 작곡자가 피아노를 위해 실로 많은 명곡의 걸작을 남기고 있다.


피아노는 1709년에 이탈리아인 크리스토포리(Bartolommeo Cristofori 1655--1731)가 발명했다고 하며 그 후 바하 시대의 독일의 질버만(Gottfried Silbermann 1683-1753)이 현을 치는 해머의 기구를 크게 개량했으며 시타인이라는 사람이 약음페달을 완성하여 드디어 오늘날의 악기와 같은 구조로 되었다.


그러나 바하에서 모짜르트 무렵까지는 그 전신인 하프시코드를 본따 철제 프레임이 아니고 튼튼한 목제의 프레임을 사용하고 여기에 놋쇠선을 맨 것이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강철선에 비하면 그 장력도 별로 세지 않았고 따라서 음량도 작았으며, 강약의 가려쓰기나 음색에 이르기까지 아직 하프시코드의 영역을 별로 벗어날 수는 없었던 것이다.


피아노가 대략 오늘날과 같은 것이 되고 이 악기의 발달과 함께 이 피아노에 대해 대단한 정열을 나타낸 것은 베토벤이었다. 그는 32곡의 불후의 피아노 소나타를 비롯하여 5개의 협주곡과 많은 변주곡과 소곡 그리고 피아노를 넣은 많은 실내악곡을 작곡하여 이 악기에 일찌기 볼 수 없었던 커다란 표현능력을 부여하였다. 

 

또한 베토벤은 당시의 유럽에서 제일류의 명피아니스트였기 때문에 그 연주 기술면에서도 참으로 혁신적인 발달을 가져 왔다. 당시의 고전파의 대가들 중에서 하이든이나 모짜르트가 생각해 보지도 않았을 정도의 화려한 색체적인 효과와 깊은 정서의 표현과 정열에 넘친 힘참 등을 이 악기 위에 나타낸 것이다. 

 

베토벤이 활동하는 동안에 처음으로 철제 프레임과 강철선을 사용했고, 페달의 구조도 완비된 피아노가 나타나 보급되기 시작하였다. 


베토벤에 이어 슈베르트, 베버, 멘델스존에서 슈만, 쇼팽, 리스트에 이르러 화려한 피아노음악의 황금시대를 이루었던 것이다. 


현대의 음악에 있어서도 피아노는 독주용으로서는 말할 것도 없고 협주곡과 실내악곡에서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대중과 친해지고 있는 경음악이나 재즈와 같은 합주에서도 피아노는 없어서는 안되는 악기가 되고 있다.

 

그 밖에 학교나 가정 등에서도 혹은 교육에, 또는 오락에까지 피아노는 근년에 점점 많이 쓰이는 악기가 되었다.


음악을 널리, 또 깊이 감상하려 하는 사람은 피아노를 배워 두는 것이 매우 도움이 된다. 스스로 뭔가 악기를 연습해 보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먼저 피아노를 생각함이 마땅할 것이다. 

 

피아노는 확실히 무겁고 부피가 커서 운반하거나 놓는 장소 등 상당히 성가신 악기이다. 특히 한국의 가옥에서는 이웃집에 신경을 써야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가격도 가정용 악기로서는 상당히 비싸다.


그렇지만 피아노는 바이올린이나 피리 등과는 달리 반주악기를 요하지 않기 때문에 언제나 혼자서 즐길 수 있다. 독주에도 좋고, 또 다른 사람의 노래나 악기에 반주를 하는 악기가 되기도 한다. 

 

피아노의 교칙본이나 악곡은 매우 쉬운 것부터 상당히 어려운 것까지 그 범위가 넓고, 그러한 악보는 우리 나라에서도 풍부하게 출판되고 있다.

 

피아노를 조금이라도 칠 줄 알면 이번에는 뭔가 다른 악기를 손대어 보려고 생각했을 때, 매우 배우기 쉽다는 이점도 있다.


어린이에게 음악을 배우게 하는 데도 피아노는 가장 적당한 악기이다. 바이올린 등과는 달리 선율이 빗나가는 일이 없고, 아무리 초보자라도 이른바 이가 들뜬 것 같은 불쾌한 음이 나올 걱정도 없다. 

 

또 피리나 나팔처럼 어린이에게 과도한 체력을 요구하는 일도 없다. 그리고 먼저 건반을 눈으로 봄으로써 음계의 구조를 알 수가 있고, 화음이나 리듬의 관념도 다른 악기보다는 빨리 머리에 넣을 수 있다. 

 

더구나 극히 초보과정부터도 선생님과 연탄(1대의 피아노를 둘이서 치는 일)을 함으로써 단 한개의 악기로 합주의 즐거움을 맛볼 수도 있다. 

 

악보를 빨리 읽는 것과 곡을 해석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피아노의 연습보다 좋은 방법은 없을 것이다. 어린이는 빠르면 3, 4세 무렵부터 피아노를 배울 수가 있다. 배우기 시작해서 한 달쯤 지나면 벌써 간단한 소곡 등을 칠 수 있을 것이다.

 


② 클라비코드
피아노가 발명되기 전에는 일반적으로 클라비코드와 하프시코드가 사용되고 있었다.  

 

클라비코드는 16세기 초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당시까지 존재했던 모노코드(1현금)를 개량한 것으로서, 건반을 누르면 그 끝부분에 탄젠트(Tangent)라는 작은 금속 기둥이 있는데 이것이 밑에서 줄을 받쳐 올려 소리를 내게 된다. 

 

피아노처럼 줄을 치는 것도 아니고 거문고 처럼 손톱으로 긁는 것도 아니다. 줄을 눌러서 음을 내기 때문에 그, 음량은 극히 작고 음색도 맑지 못하며 음역도 겨우 3, 4 옥타브에 불과하다.

 

그러나 당시는 이것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유일한 건반악기이고 화음과 겹음을 내는 것이 가능하며 또 건반의 누르는 법에 따라서는 다소의 강약도 붙일 수 있어서 상당히 널리 애용되었다. 

 

바하는 하프시코드나 피아노보다 오히려 이 클라비코드를 즐겨 사용했다고 하는데, 역시 이 악기는 그 음량이 너무 작아서 현대에 와서는 전혀 실용성이 없게 되고 말았다.

 

 

③ 하프시코드
하프시코드(영어), 클라브생(프랑스어), 쳄발로 또는 클라비쳄발로 (이탈리아어, 독일어) 등등 우리 나라에서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부르고 있지만 어느 것이나 동일한 악기이다. 하프시코드의 외관은 현대의 그랜드 피아노와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다.  

 

그 역사를 더듬어 보면 처음 11, 12세기 경, 아라비아에서 유럽으로 수입된 각종 악기 중에 프살테리움(Psalterium) 이라는 금의 일종이 있었다. 이 프살테리움은 소형의 하프와 같은 모양을 한 목제의 프레임에 금속선, 혹은 거트(양장선) 줄을 몇개 맨 것으로서, 여기에 끈을 달아 어깨에서 가슴에 걸고 손끝이나 작은 채를 사용해서 탄주하였다. 

 

이것이 차츰 대형이 되어 바닥 위에 세워서 치도록 한 것이 지금의 하프의 전신이며, 이것을 평평하게 놓고 2개의 채로 치도록 한 것을 옛날 독일에서는 하크브레트라 했으며 지금도 헝가리 지방에서 지방에서 집시의 합주단 등이 사용하는
쳄발로로 되었다. 

 

또한 지금도 독일이나 오스트리아에서 쓰이는 찌터(Zither)라는 악기는 이것을 손끝으로 뚱겨서 울리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을 평평하게 놓고 줄을 뚱기는 손톱을 건반으로 움직이는 구조로 한 것을 스피넷(Spinet)이라고 불렀다.


스피넷은 그 음색도 아름답고 소형이어서 휴대하기도 편리하며, 탁상에 놓고 치는 가정용 악기로서 발달하였으며, 16세기 경부터 노래의 반주 등에도 자주 쓰이게 되었다. 

 

영국에서는 이것을 버지널(Virginal)이라고 부른다. 16세기 말에 엘리자베드 왕조의 전성기에 영국에서는 존 불, 윌리엄
버드 등의 궁정 작곡자가 종종 스피넷을 위해 아름다운 곡을 만들었다.


엘리자베드 여왕도 이 악기를 매우 애호하여 자신도 잘 연주했으므로, 버진 퀸이라 이 여왕의 이름을 따서 영국에서는 이것을 버지널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스피넷은 그 후 차츰 개량해서 대형으로 되었고 그 음역이 4옥타브 이상의 것도 만들어졌다. 건반을 누름으로써 그 손톱(잭)으로 줄을 긁는 장치도 많이 개량되어, 16세기 말 경에는 하프시코드가 완성되게 되었다.


이 잭은 처음에는 새깃의 축으로 만들어졌지만 후에 가죽제의 것이나 금속제로 되어 풍부한 음량을 갖게 되었다.

 

하프시코드는 클라비코드처럼 줄을 눌러서 음을 내는 것과는 달리 줄을 손톱으로 긁어서 울리기 때문에 그 음색은 훨씬 명랑하고 화려하다. 더구나 그 음량은 풍부하여 다른 많은 악기 속에 섞여서 합주해도 잘 조화되고 어울린다. 

 

이것이 완성되고 나서 클라비코드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을 정도이다. 단지 가장 커다란 결점으로 여겨진 것은 그 초기의 것은 강약의 변화를 붙일 수 없었던 점에 있다.

 

건반을 아무리 세게 눌러도 줄을 긁는 손톱의 길이가 변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그 음량을 변화시킬 수 없다. 따라서 악곡을 연주하고 있는 동안에 강약의 표정을 나타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너무 불편했기 때문에, 후에는 건반을 한 단을 더 설치하여 음색과 음량을 여러 가지로 변화시키거나, 여운을 조절하도록 개량되었다. 처음에는 사진에서 보이듯이 발로 누르는 페달은 없었지만, 이것도 후에는 몇 개의 페달에 의해 음량이나 음색을 바꿀 수 있게 되었다.

 

이처럼 하프시코드는 극히 정교한 악기로서 전유럽에 보급되었는데, 강약의 변화를 건반의 운동에서 직접 나타낼 수 없는 것이 유일한 결점으로 여겨지고 있던 차에 크리스토포리가 발명한 피아노가 나타났던 것이다. 

 

물론 당시의 피아노는 하프시코드보다 더욱 미완성품이라 연주상의 결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반을 두드리는 힘의 강약이 직접 연주의 표정이 되어 나타나는 점이 큰 장점이었기 때문에 이 특색만으로도 많은 음악가에게 주목을 받았던 것이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피아노의 항) 바와 같이 현을 펠트로 싼 목재의 해머로 두드리는 것이기 때문에 강약의 표정을 뜻대로 낼 수 있다. 그래서 이 새로운 악기에 대해 이탈리아어로 클라비쳄발로 피아노 에 포르테(강약을 지닌 하프시코드)라고 이름을 붙였다. 

 

피아노(약음)와 포르테(강음)를 자유로이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당시의 음악가들을 놀라게 하고 기쁘게 했었는지 이 새로운 악기의 명칭으로도 상상할 수가 있다. 

 

그래서 오늘날에도 바르게 말하면 피아노포르테이며 줄여서 피아노라고 말하는데, 그 뜻은 '약음'이라는 말만이 남아 있는 셈이다.


하프시코드도 모짜르트 이후는 거의 쓰이지 않게 되었지만, 근대에 이르러 고전음악의 부흥과 함께 다시 이 악기는 일부의 진보적인 작곡자들이 애호하게 되었으며, 현대 스페인의 팔랴(Manuel de falla 1876-1946) 등은 이 하프시코드를 위한 협주곡을 썼다.


또한 최근 재즈 음악이나 일부 경음악에서도 하프시코드가 사용되어 현대와 동떨어진 우아한 음색 속에서 종종 가장 신선한 감각을 추구할 수가 있다.


어쨌든 하프시코드는 특수한 악기로서, 일반에게 널리 보급될 만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레코드를 통하여 하프시코드의 고전 악곡을 풍부하게 감상할 수도 있다.

 


④ 첼레스타
첼레스타도 또한 건반악기의 일종으로서 외관은 작은 상자형 오르간과 비슷하다. 내부에 음의 수만큼 철편을 해머가 치는 것으로서, 마치 종과 같은 음색을 갖고 있으며 그 음은 맑고 부드럽고 또 사랑스럽게 울린다.

 

별로 음량이 크지는 않고 음역은 겨우 4옥타브, 현재의 가장 큰 것이라도 5옥타브에 불과하므로 독주악기로서는 사용되지 않지만 관현악 속에서 종종 효과적으로 다루어지고 있다. 

 

차이코프스키의 유명한 발레음악 "호도까기 인형" 속에서 '별사탕의 춤'에 이 첼레스타를 교묘하게 살려 감미로운 효과를 내고 있는 예가 있다. 요즈음에는 경음악 속에도 이것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첼레스타는 항상 악보에 적힌 음보다 1옥타브 높은 음이 울리게 되어 있다.

 


⑤ 오르간
오르간이라 하면 흔히 유치원이나 국민학교에서 사용하는 오르간, 바르게 말하면 아메리컨 오르간(미국식 오르간) 또는 캐비넷 오르간(상자형 오르간)을 말하면, 이것은 발음체에 리드(혀)를 갖고 있기 때문에 리드 오르간이라고 한다. 

 

파이프 오르간과 같은 큰 규모의 악기는 보통 가정에서는 사용할 수가 없으므로 19세기 중엽, 미국에서 그 음색을 본따
작은 상자형으로 만든 것이 시초이다. 그러나 구미에서는 단순히 오르간이라고 하면 모두 파이프 오르간을 가리킨다.

 


⑤-1 파이프 오르간(pipe organ)
현대의 모든 악기 중에서 파이프 오르간만큼 큰 규모의 것은 없다. 높이, 폭이 각각 약 10미터, 무게는 수백톤에 달하는 것도 적지 않다. 파이프 오르간의 구조를 알려면 크게 나누어 다음과 같은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째로 오르간의 발음체인 파이프(관)이다. 파이프는 긴 것은 10여미터나 되고, 작은 것은 겨우 몇 센티에 불과한데, 그 파이프의 수는 작은 것이라도 3백개에서 5백개, 대규모의 오르간은 1만개 이상을 갖추고 있다. 

 

따라서 그 악기의 용적은 대단해서 파이프 오르간을 설치하는 데는 우선 교회라든가 공회당 등 어쨌든 큰 건축물이라야 한다.  

 

파이프의 종류는 금속관과 목제관, 그리고 금속관에 리드를 지닌 작은 것 등으로 크게 분류한다. 또 근대의 정교한 오르간은 종, 방울, 징 따위의 타악기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둘째로 이 많은 파이프에 바람을 보내어 울리는 장치이다. 파이프 오르간의 관을 울리는 공기의 양은 매우 커서, 옛날부터 여기에는 많은 설계자가 골치를 앓았다. 

 

고대 이집트에서 극히 간단한 작은 악기의 경우에는 두 사람이 번갈아 입김을 불어넣어 울린 적도 있지만 후에는 풀무(Bellows 송풍기)가 발명되어 사람의 힘으로 이것을 눌렀다. 이 풀무는 손으로 누르는 것과 발로 누르는 것이 있다. 또 오래 전부터 수압장치로 바람을 보내는 방법도 고안되었다. 

 

높은 곳에 장치한 탱크에 물을 채워 두고 이것을 조금씩 떨어뜨려 그 압력으로 풀무를 움직이는 것이다. 이 인력과 수압의 시대는 1천여년이나 계속되었는데, 19세기 초에 증기기관이 발명되자 이것은 오르간의 송풍장치에 이용되었다. 20세기에 들어오고 나서 오르간의 송풍 장치는 거의 모두 전기 모터에 의존하게 되었다.


세째로 중요한 것은 건반의 장치이다. 파이프 오르간의 건반은 큰 악기에 5단, 극히 작은 것이라도 2단을 갖추고, 각단에 6옥타브에 걸친 건반이 있다.

 

이것들은 모두 양손의 손가락으로 누르는 건반이기 때문에 메뉴얼 키보드(Manual Keyboard 손건반, 줄여서 매뉴얼)라고 하며, 또 따로 양발을 사용하여 조작하는 페달 키보드(발로 밟는 건반)가 약 2옥타브 반 정도 설비되어 음악의 최저음부를 맡고 있다.


건반의 전면 상부 및 양쪽에는 많은 스톱이 있으며 음색의 가려쓰기나 8도의 음을 중복시켜 한층 그 연주 효과를 강화하는 경우에 사용한다.


근대의 오르간처럼 파이프가 수천개에 달하는 대규모의 오르간은 여러 가지 음색을 만드는 스톱이 많이 배열되어 있다. 또 강약의 표정을 붙이는 장치, 음을 떨게 하는 장치 등은 모두 이 건반이나 스톱을 갖춘 연주대에 붙어 있는데 이 연주대를 콘솔(console)이라고 한다.


네째로 이 콘솔에 붙인 각종 장치, 즉 음을 내는 건반은 음량이나 음색을 가려쓰는 스톱 등이 손이나 발의 조작에 의해 그 기능을 완전히 발휘하도록 매우 복잡하고 정교한 기계장치가 부착되어 있다.

 

이것은 송풍기와 함께 악기의 뒤쪽에 있는 한 방에 내장되어 있기 때문에 외부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보통이며, 콘솔에서 행해진 각종 조작을 곧 송풍기의 운전이나 수천개의 파이프에 전달하는 역할을 가진 중요한 부분이다. 

 

근대의 대규모의 악기에서 많은 종류의 다양한 음을 사용하게 되자 스톱과 그 밖의 구조도 점점 복잡하게 되었는데, 이것은 정교한 전기장치에 의해 이른바 전자두뇌처럼 지체없이 정확하게 작용한다.


오르간음악의 가장 중요한 작곡자는 바하(1685--1750)이다. 바하는 일생 동안에 놀랄 만큼 많은 교회음악을 만들었기 때문에 교회용 오르간곡은 무수히 있지만, 연주회용 오르간 독주곡도 많이 썼다. 

 

또 이 시대에는 라이켄(Jan Adams Reinken 1623-1722)이라든가 북스테후데(Dietrich Buxtehude 1637--1707)라든가 하는 오르간의 명인과 뛰어난 작곡가가 배출된 이를테면 오르간음악의 황금시대였다.


바하와 같은 시대의 대작곡가인 헨델은 대오르간과 관현악을 위해 많은 '오르간 협주곡'을 만들어 이 악기의 장대 화려한 연주 효과를 한껏 발휘하였다. 


18세기도 중반이 지나자 관현악의 조직이 크게 발달했으므로 오르간음악은 바하 시대만큼의 융성을 계속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그래도 아직 낭만파 시대의 작곡가 멘델스존, 프랑크, 생상스 등은 각각 오르간을 위한 명곡을 남긴 바 있다. 

 

생상스(1835--1921)는 그의 교향곡(c단조)에서 관현악 속에 오르간을 첨가하여 훌륭한 효과를 거둔 진기한 하나의 예를 만들었다. 왜냐하면 보통의 관현악에서는 오르간을 사용치 않는 것이 오랜 습관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오르간 음악을 감상하는 일은 아직 지금의 한국에서는 상당히 어렵다. 그것은 국내에 파이프 오르간의 수가 매우 적기 때문이다.


레코드로는 제법 많은 오르간 명곡이 있으며 라디오로도 드물게 방송되는 수가 있다. 그러한 것들은 오르간의 음색은 전할 수 있다 하더라도 진짜 연주와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 든다. 

 

실연을 들으면 그 최저 음역을 맡은 거대한 파이프가 울려 퍼질 때는 대가람도 흔들 정도의 풍부한 음량을 갖고 있어서, 장려한 음의 소용돌이 속에 온 몸을 담그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다. 

 

현대의 진보된 스테레오 레코드나 라디오 수신기를 가지고서도 아직 이 실감을 얻기에는 이르지 못했다. 파이프 오르간을 설비하는 데는 막대한 돈을 요하기 때문에 새로운 교회, 학교 등에서는 최근에 이것을 대신할 전기오르간을 갖추는 곳이 많아졌다.

 


⑤-2 리드 오르간과 하모늄
오르간 항의 처음에서 언급했듯이 우리 나라에서 보통 '오르간'이라 부르는 것은 리드 오르간을 말한다. 5옥타브(60건)의 것이 가장 크고, 작은 것으로는 3옥타브(36건)의 베이비 오르간도 있다. 

 

가장 높은 쪽의 음역이나 가장 낮은 음은 별로 풍부하지 않고 대체로 그 음량이 작아 음악회에서 사용할 수는 없지만, 보통의 가정이나 학교, 유치원 등에서 피아노의 대용으로 쓰이고 있다. 악기의 값이 비교적 싸고 운반하기 쉽다는 것이
특색이다.


이 리드 오르간의 음색은 맑고 부드러워 평화롭고 밝은 가정의 분위기에 어울리며 어린이도 쉽게 다룰 수 있어서 우리나라에는 오래 전부터 널리 보급되고 있다.


리드 오르간은 양발로 번갈아 밟는 페달에 의해 풀무를 움직여 공기실에 저장한 공기를 놋쇠제를 리드(혀)에 보내어 음을 내는 것이 보통이지만, 근년에 이르러 페달을 밟는 대신에 소형 전동기를 사용하여 공기를 보내는 방식의 것이 만들어져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독일에서 하모늄이라 하고 있는 것은 리드 오르간과 거의 같은 구조인데 주로 강철제의 리드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리드를 진동시키는 공기의 움직이는 방향이 그 음색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외관은 대체로 리드 오르간과 마찬가지이며 음역도 거의 같다.

 


⑤-3 전자건반악기
위에서 말해 온 피아노, 오르간 등은 모두 19세기까지 거의 완성되어 있었던 것이지만, 20세기도 중반이 되면서 파이프오르간의 송풍 장치에 전력이 쓰인 것을 비롯해서 다른 건반악기의 발음체에도 전기를 응용하고, 다시 이것을 전기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 발명되어 여러 가지 건반악기가 태어났다. 

 

이것이 바로 미국에서 발명된 하몬드 오르간이다.  그러나 제2차대전 후 세계 각국의 전자 공업은 비약적인 진보를 이룩하여 컴퓨터를 비롯한 많은 통신 공업을 완전히 일변시키고 말았다. 

 

이것을 음악에 응용한 건반악기도 다양하게 나왔으며, 더우기 해마다 새로운 연구와 개량이 가해지고 있다. 앞에서 말한 하몬드 오르간도 지금은 이같은 전자악기의 하나가 되었다. 


또 건반뿐만 아니라 전자의 응용에 의한 신디사이저(신디사이저 항 참조)의 연구도 해마다 새로와지고 음악의 표현 방법의 재료는 점점 풍부해졌다.


그러나 미래의 음악은 어떨지 몰라도 현재로서 이들 전자악기는 아직 발전 도상에 있다고 생각되며, 주로 포퓰러 음악이나 편리한 가정악기로 쓰이고 있을 정도이며, 이른바 클라식 음악의 무대에 나타나는 일은 거의 없다.

 

다만 예컨대 파이프오르간의 설비가 없는 연주회장에서 꼭 오르간이 필요한 경우에 대용으로 사용되어 그나름의 효과를 발휘하는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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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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