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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05 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10. 기악곡의 종류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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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판애언의 음악감상 입문 - 10. 기악곡의 종류  1편

 

악기로 연주하는 음악은 성악에 비하면 그 종류도 훨씬 많다. 이것은 악기를 사용하면 가사의 속박도 받지 않고, 또 한계가 있는 '인성'이라는 육체적 능력을 넘어 무한히 자유로운 음의 세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악은 아마도 인류가 발생한 것과 동시에 존재했다고 여겨질만큼 오랜 기원을 가진 것이지만, 악기의 역사는 이에 비해 아직 짧고 더구나 기계를 사용해서 하는 일이기 때문에 시대와 함께 악기의 변천이나 진보 발달도 현지하여, 오늘날의 음악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악기가 완성된 것은 2백년도 채 못된 근대의 것이 많다. 

 

따라서 오늘날의 기악곡은 세계의 음악이 이미 상당한 발달을 이룩하고 나서 만들어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지금 현재의 기악곡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 형식의 변천이나 작곡상의 수법에까지 미쳐야 하겠지만, 여기서는 단지 가장 주요한 몇 종류의 기악곡을 듣고 그 개략을 설명하는 데 그치려고 한다.

 

 


(1) 절대음악과 표제음악

 

음악이 표현하는 '의미'에 대해서는 이 책의 처음에서도 말해 두었는데, 여기서 다시 좀더 깊이 생각해보자.


먼저 음악은 무엇을 표현할 수 있을까. 가장 단순하고 확실한 것은 운동의 속도이다. 빠르다든가 느리다든가 하는 것은 음악 그 자체가 운동의 연속에 의해 확실하게 나타낼 수 있다.

 

그리고 눈이 핑핑 도는 것처럼 빠른 음악에서는 어수선한 느낌, 혹은 정력적인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또 느린 음악에서는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 평화로운 안도의 느낌, 또 때로는
권태감이나 절망감 같은 것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음의 높이에 연속된 변화에 의해 만들어지는 멜로디는 우리들에게 아름다운 감정, 우울한 감정, 즐거운 감정, 익살스런 감정, 애수의 감정 등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라고 일반적이라고 믿고 있다.

 

물론 듣는 사람이 그때의 심리적인 상태에 의해 동일한 멜로디(가락)를 듣더라도 각각 다른 감정을 일으킨다고 하는 일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가락'을 들으면 어떤 기분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그리고 음악은 강약이라는 역학적인 느낌도 확실하게 나타낼 수가 있다. 음은 운동의 에네르기에 의해 직접 생기는 현상이기 때문에 그 강약은 즉시 음파의 진폭의 대소가 되어 우리에게 강음, 약음으로서 인상지어진다. 단, 단독의 경우보다는 상대적으로 강약이 비교되고 대조된 경우에 인상은 한층 명확해지고, 그로부터 적극적인 느낌, 소극적인 느낌 등을 얻을 수 있다. 리듬도 또한 주기적으로 일어나는 강약에 의해 생기는 것이다.


다음에 음색이라는 것이 있다. 사람의 목소리든, 여러 가지 악기의 음악이든, 모두 제각기 음색이 다르다. 음악은 많은 종류의 음색을 구분해서 사용하고 조화시킴으로서 거기에서 생기는 갖가지 느낌, 색채, 그 변화의 묘를 맛볼 수 있다.


음악이 직접적으로, 또 확실하게 표현할 수 있는 것은 대략 이 정도이고, 눈에 보이는 '사물'이라든가, 복잡한 '감정'을 묘사하는 것은 듣는 사람의 경험과 연상의 작용에 의존하는 수 밖에 없다. 

 

가곡처럼 말을 가진 것은 그 말로 설명되지만, 가사를 갖지 않은 기악곡으로 '사물'을 묘사하는 일은 듣는 사람의 많은 체험이나 상상력의 도움을 빌지 않으면 안 된다. "전원교향곡"의 '폭풍우'의 악장은 우리에게 베토벤의 훌륭한 묘사력을 느끼게 한다.

 

'폭풍우'의 역학적인 특징을 강하게 그리고, 더우기 이것을 충분히 예술화하고 있음은 잘 알 수 있지만, 만일 '폭풍우'를 경험한 적도 없고 이야기를 들은 적도 없는 사람에게는 무슨 일인지 알 수 없다. 이 음악에서 처음으로 '폭풍우'를 경험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대 독일의 대작곡가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가정 교향곡"이라는 것을 들어보자. 이것은 자유로운 형식으로 쓴 교향곡이기 때문에 악장간에 명확한 끊음새는 없고, 40분 이상이나 걸리는 이 대곡이 계속해서 연주되는데, 잘 들어보면 대략 4개의 부분으로 만들어져 있다.  

 

우선 먼저 첼로가 차분한 선율을 연주한다. 이것은 작곡자가 '아버지'를 나타내는 가락이라 말하고 있다. 작곡자는 이 부친에게 세 가지 성격을 주고 있다.

 

'느긋하고 차분한 아버지' '잘 생각하는 아버지' '적극적인 아버지', 이 세 가지 성격이 각각 다른 짧은 가락으로 표시된다.  과연 저마다의 '가락'은 빠르거나 강약, 곡조에서 받는 느낌으로 그러한 기분이 들지 않는 것도 있다.

 


다음에는 '어머니'를 나타내는 가락이 나온다. 처음의 아버지는 첼로만의 낮은 음으로 나왔는데 어머니의 가락은 바이올린, 플루트, 오보와 같은 고음부의 부드럽고 상냥한 느낌의 음색을 지닌 악기를 통해서 나타낸다.


첼로의 낮은 쪽의 음은 보통 우리들이 경험하는 남자의 목소리를 연상시키고, 더구나 이 악기가 낮은 곳에서 짧게 음을 끊어서 켜는 것은 약간 거치른 느낌을 준다. 매우 순박하고 조금 서투른, 소탈한 남자의 느낌을 연상시킨다. 

 

어머니 쪽은 '밝고 유쾌하지만 조금 변덕스러운 아내'의 성격과 '평범한 주부이며 상냥한 마음씨의 아내'라는 두 가지 성격을 갖고 있는데 이것이 역시 각기 짧은 가락으로 표현된다.


그리고 이번에는 오보 다모레라는 악기의 음으로 나타내는 '어린이'이다. 그 아이는 외아들이다. 이 가락은 단순하고 순진한 느낌을 갖고 있지만 이따금 개구장이다운 면모를 발휘해서, 곡 속에서도 이따금 큰 소동이 벌어진다.

 


이 "가정 교향곡"은 이러한 가락들을 소재로 해서, 흔히 있는 부모와 자식, 세사람의 오붓하고 평범한 가정의 정경을 그리려 한 것이다. 부친과 모친의 대화, 어린이가 장난을 치거나, 쓰러져서 울기도 한다.

 

사랑스러운 어린이가 중심이 되어 양친의 아주 가정적인 생활이 묘사되고, 그 심리적인 움직임을 음악으로 묘사하여 평화로운 가정과 풍부한 인간성을 말해 주고 있다. 리하르트 시트라우스의 놀랍고 숙달된 작곡 기법과 그날카로운 색채감 등에 의해 이 곡은 듣는 이에게 즐거운 인상을 준다. 이종류의 음악을 표제음악이라고 한다.


그러면 이 "가정 교향곡"이 표현하는 '사물'이나 '성격'에 대해 좀더 생각해 보자. 여기에 그려진 부친과 모친, 어린이 등은 우리들이 일반 세상에서 흔히 보는 형의 사람들이며, 그런 것을 지금까지 많이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작곡자로부터 그런 암시를 받으면 곧 연상 작용으로 이 설정을 이해할 수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 표제음악에 대해서도 곧 납득이 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에 작곡자가 그 내용을 미리 말로 설명해 두지 않았을 경우에는 이것을 아무리 들어 보아도 우리는 이 속에서 '아버지'도 '어머니'도 '어린이'도 발견할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이 세 사람의 인물이 어떤 생활을 하는가 하는 것 등은 생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이 곡에서 받는 인상은 예컨대 그 가락의 아름다움, 몇 가지 주제의 교묘한 대비와 그 발전의 재미, 또 관현악의 필목할 만한 색채적인 아름다움 등에 감탄할 것이다.


생각해 보면 전세계의 나라들에 '아버지'라든가 '어머니'라든가 하는 말은 각각 확실하게 있다. 그러나 누가 들어도 알 수 있을 것 같은 '아버지', '어머니'에 상당한 '가락'은 없다. 이 곡에서는 작곡자가 이 '가락'은 아버지이다.

 

이 '가락'은 '어머니'라고 정하고 그렇게 말하고 있기 때문에, 과연 그렇구나 하고 알 수 있는 것이지, 만약 그 설명이 없으면 이 '가락'은 아버지도, 어머니도, 어린이도 아니다. 

 

그러나 그 '가락'의 아름다움만은 작곡자의 설명이 있거나 없거나 변함은 없다. 설명하지 않더라도 '가락'의 아름다움은 듣는 이의 판단에 따라 알게 된다. 그 것은 그 '가락' 자체가 그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작곡자가 '인간의 말'을 갖고 설명하는 음악이 이른바 '표제음악'이며, '음악 그 자체'가 그 아름다움을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한 경우에는 절대 음악의 입장에서 감상되고 있는 것이다.따라서 절대음악과 표제음악은 전혀 별종의 음악은 아니고, 동일한 음악 속에 이 양쪽 면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아무리 교묘하게 그 설명과 내용이 결부된 표제음악이라도, 절대음악의 입장에서 아름답다고 납득할 수 없는 것은 결국 좋은 음악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또 처음부터 아무 '표제'를 달지 않은 음악도 많이 있는데, 이것을 들은 우리는 음악 그 자체가 설명하고 있는 아름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음악의 본래의 모습이며, '인간의 말'에 의해 이것을 설명하지 않으면 재미가 없는 그런 음악은 진짜 좋은 음악이라고는 할 수 없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표제음악'의 설명문을 의미가 없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설명문에 의해 그 음악이 듣는 이를 더욱 강한 감동으로 이끄는 수도 있으며, 한층 깊이 음악을 즐기게 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예컨대 앞으로 예로 든 "가정교향곡"도 그렇지만, 듣는 이는 그 설명문(표제)에 의해 작곡가가 그리려 하는 내용을 잘 이해하고, 더우기 음악 본래의 모습, 즉 절대음악의 입장에서 들어도 아름다운 음악이기 때문이다. 

 

복잡한 사회 생활에 있어서의 갖가지 체험과 문학적, 철학적인 사고방식을 가졌고, 많은 기억이나 연상의 작용을 갖고 있는 현대인은 이 표제에 의해 사고를 음악과 결부해서 발전시킨다. 

 

그리고 사고가 아름다운 감정을 불러 일으켜 이것이 음악의 아름다움에 딱 조화되었을 때에 '표제음악'은 굉장한 박력으로써 듣는 이에게 깊은 감명을 주는 것이다.


19세기 초까지, 즉 베토벤의 무렵까지는 대부분의 음악이 절대음악의 입장에서 작곡되고 또 감상되어 왔다. 그 후에 낭만음악이 성해져 음악은 문학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문학적인 사고방식으로 발전하려 하는 경향이 일어나, 여기에 표제음악이 많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표제음악을 듣는 경우에는 미리 그 표제에 대해 잘 알고 이것을 감상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가령 표제에 대한 지식이 없더라도, 그 음악을 전혀 알지 못한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음악은 그 '표제'의 설명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우리의 마음에 호소하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2) 소나타와 소나티네

 

16세기 말, 오르간 음악이 활발해 질 무렵에 칸쪼네(노래)라는 자유로운 형식의 소곡이 유행하였다. 그러나 이 말은 이윽고 성악곡의 명칭이 되고, 악기로 연주하면 '칸쪼네 다 소나레'(울리는 노래), 즉 '기악을 위한 소곡'이라고 하게 된다. 이 말이 간소화 되어 소나타라는 용어가 생겼다.

 

따라서 소나타는 17세기 초에는 단지 '기악곡'이라는 의미였고, 특별히 정해진 형식은 아니었다. 17세기 중엽, 기악이 융성하던 시대에 소나타는 모음곡처럼 몇 곡을 한조로 한 악곡의 명칭이 되었는데, '모음곡'이 한 조의 무도곡집이었음에
반하여 소나타는 무도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작곡자의 자유로운 구상과 기술에 의해 작곡되었다. 

 

이 시대의 대작곡가 코렐리(1653--1713)는 '교회 소나타'와 '실내 소나타'의 두 종류를 창시하였다. 교회 소나타는,


  제1악장 매우 느린 곡.
  제2악장 빠른 곡(푸가 형식).
  제3악장 단순한 형의 느린 곡.
  제4악장 매우 빠른 곡.

 

이에 대해 '실내소나타'는 대개는 가정적인 합주, 혹은 왕후 귀족의 거실이나 살롱의 음악을 목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이 형식에 더해 무도곡인 알르망드(Allemande 독일 풍의 춤), 가보트, 사라반드 등을 섞어서 연주하거나 듣기도 하며 즐기는 요소를 많이 가미한 것이다. 

 

또 연주에 어려운 푸가 형식 등을 생략하고 경쾌한 느낌을 많게 하였다. 또 일정한 형식을 지키지 않고 악장의 수도 자유로 해 두었다. 위의 두 종류의 소나타를 바로크 양식의 소나타라고 하며 바하나 헨델 등의 소나타도 대개는 이에 따르고 있다.


18세기가 되어 이탈리아의 비발디, 비옷티 등 바이올린 대가들에 의해 소나타는 더욱 밝고 가정적인 기분의 것이 되고, 그 속에 이탈리아에서 비롯된 이른바 '소나타 형식'이라는 형식을 갖춘 곡을 제1악장에 두는 것이 습관이 되었다. 

 

이 '소나타 형식'은 남독일 만하임 악파들의 손에 의해 다시 완성되고 오늘날과 같은 소나타의 제1악장을 이루게 된다. 이 근대 소나타는 보통은 3개의 악장을 갖고 있다.

 

  제1악장 소나타 형식의 빠른 곡.
  제2악장 가요 형식 또는 변주곡 형식의 느린 곡.
  제3악장 론도 형식 또는 소나타 형식의 빠른 곡.


이 형식은 빈에서 하이든, 모짜르트, 베토벤 등이 이어받고 18세기 말에서 19세기로 계승되어 오늘날의 소나타의 기초가 되고 있다.

 

이것으로도 알 수 있듯이 '소나타'라는 명칭과 '소나타 형식'은 단어상으로는 매우 혼동하기 쉬운 것이지만 전혀 다른 뜻인데, 즉 근대 소나타는 '소나타 형식'이라는 형으로 작곡된 제1곡과 다른 두 곡을 가진, 3악장으로 이루어지는 곡을 말하는 것이다.


소나타형식이란 두 개의 주제가 되는 '가락'의 미적인 취급법에 하나의 약속을 가진 것인데, 여기서는 그 설명을 생략한다. 

 

소나타는 원칙적으로는 위에 든 것과 같은 형식을 갖고 있지만, 작곡자에 따라서 많은 예외가 생겼다. 예를 들면 두 개의 악장만을 가진 것도 있으며, 혹은 사이에 미뉴에트 등의 무도곡을 넣어서 4악장을 구성하는 것도 있다. 혹은 모짜르트의 유명한 터키행진곡 소나타처럼.


  제1악장 주제와 변주곡.
  제2악장 미뉴에트.
  제3악장 론도(터키행진곡).


즉, 이 3개의 악장 속에 '소나타형식'의 곡을 하나도 포함하지 않는 곡도 극히 드물지만 있다.


'소나티네'란 '작은 소나타'라는 의미이며, 소나타를 그대로 단순화하고 또 소규모로 한 것인데, 피아노 등의 연습곡으로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3) 론도

 

론도라는 명칭은 이미 13세기 경 남프랑스의 농촌 등에서 행해진, 무도를 수반하는 합창의 명칭으로서, 2조의 팀이 번갈아 노래하고 또 춤추며, 혹은 독창과 합창이 번갈아 되풀이해서 부르는 것이었다. 

 

그 후 이것은 기악곡의 명칭이 되고 무도곡의 하나로서 바로크 양식의 모음곡에 넣은 것도 있다. 오늘날 보통 론도라 말하고 있는 형식은 다음과 같은 형을 갖추고 있다.


론도 주제 - 제1부주제 - 론도주제 - 제2부주제 - 론도주제 - 코다.


단, 이 부주제의 수는 3개 또는 4개를 갖는 것도 있으며 단 하나 뿐인 경우도 있다. 또 이 론도 형식과 소나타형식을 절충한 론도 소나타 형식이라는 것도 있다.


론도는 소나타의 끝악장이나 합주곡의 끝악장에 쓰이는 것 외에, 독립된 론도 형식의 악곡도 많이 있다.

 

 

 


(4) 변주곡(바리에이션)

 

변주곡이란 하나의 가락을 바탕으로 해서 이것을 여러 가지로 변형시키며 몇 번이고 되풀이하는 것을 말한다. 그 가락을 '주제'라고 하는데, 대개의 경우 이것은 단순한 짧은 가락이다. 즉 변주곡은 먼저 1개의 가락이 나온다.


듣는 사람이 그 주제를 잘 마음 속에 새겨 두면 이 가락은 몇 번이고 되풀이해서 나오는 것을 알게 되는데 되풀이할 때마다 처음의 형은 아니고, 곡조를 바꾸거나, 장식적인 음이 붙거나, 조를 바꾸기도 하면서 되풀이하는 것이다. 

 

마치 한 인간이 그 때마다 옷을 갈아입고는 몇 번이고 나오는 것처럼 주제 그 자체는 하나이지만 그 되풀이의 변화가 풍부한 점에서 작곡가의 기교의 재미를 감상할 수가 있다.


변주곡은 17세기 경부터 있었는데, 초기에는 오르간의 낮은 음이 동일한 가락을 되풀이하고 그 반복 때마다 높은음 부분에서는 여러 가지 장식적인 변주를 행해 가는 곡이 만들어졌다. 그 당시는 이것을 파사칼리아라든지 샤콘느라고 불렀는데 어느 것이나 스페인의 옛 춤의 명칭이다.


18세기 초부터 변주곡의 형도 거의 일정해지고 그 수법도 더욱 정교한 것이 되었다. 변주곡은 독립된 피아노곡 등에도 많이 보이지만, 그 밖에 소나타, 실내악곡, 교향곡, 협주곡 등의 1개의 악장으로서 혹은 독립된 관현악곡으로 만들어지는 경우도 많이 있다.

 

 

 

 

(5) 교향곡(심포니)

 

교향곡은 앞에 말한 소나타(3개의 악장으로 이루어진)를 그대로 관현악으로 연주하는 듯한 형으로 시작되었는데, 그러던 중에 4개의 악장이 보통이 되고 그 초기에는 대체로 다음과 같은 형식을 갖고 있었다.


  제 1악장 느린 서주 - 빠른 소나타형식.
  제 2악장 느린 가요 형식의 곡.
  제 3악장 미뉴에트.
  제 4악장 빠른 소나타 형식의 곡.


18세기 빈의 대작곡가 요제프 하이든은 백곡 이상의 교향곡을 만들어 '교향곡의 아버지'라 일컬어지고 있는데, 그 놀라운 다작 속에서 현대까지 전해지는 교향곡의 기초를 쌓은 것이다.


하이든 당시부터 이 교향곡의 형식에도 예외는 있어서 제3악장의 미뉴에트를 생략한 곡도 있다. 또 제1악장의 느린 서주도 생략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이든에 이어서 나온 모짜르트도 41곡의 교향곡을 작곡했으며 더욱 내용이 충실한 작품을 남겼는데, 이 뒤를 따르는 베토벤은 다시 그 형식을 발전시켜 자유롭고 힘찬 걸작을 수없이 내놓고 있다.

 

그 최후의 걸작인 "제9 교향곡"은 제 2악장에 스케르쪼, 제 3악장에 아름다운 느린 곡을 두고, 그 끝곡인 제 4악장에는 4명의 독창자와 합창을 참가시켜 사상 최대의 규모를 가진 교향곡을 만들어 냈다.


교향곡은 원래 절대음악으로서 발달해 온 것이지만, 베토벤의 제 6번 교향곡 "전원"은 표제음악의 시초라고 볼 수가 있다. 각 악장은,


  제1악장 시골에 도착했을 때 생긴 명랑한 감정.
  제2악장 시내의 풍경.
  제3악장 시골 사람들의 즐거운 모임.
  제4악장 폭풍-뇌우
  제5악장 목동의 노래-폭풍 뒤의 기쁨의 감사에 넘친 감정.


교향곡에 이러한 표제를 설정하는 일은 그 후 낭만시대의 작곡가에 의해 차츰 많아지고, 19세기의 끝 무렵에는 교향곡의 형식도 그 표제가 나타내는 내용에 따라 점점 자유로운 것으로 되어 갔다. 

 

각 악장의 형식은 물론이고 전체를 하나의 악장으로 만들고, 내용의 구성도 다음에 말하는 "교향시"에 가까운 것, 혹은 사실상 교향시라고 부르거나 교향곡이라 해도 구별이 안 될 만한 작품도 점차 많아졌다.

 

 

 


(6) 교향시, 음시

 

음악으로서 풍경, 인물, 전설, 혹은 시적(시적)인 상념 등을 그리려 하는 표제음악을 음시라고 한다. 교향시에는 바람 소리, 물결 소리 등을 음악적으로 그린 직접 묘사도 사용되며, 또 일반의 상식으로 곧 그 의미를 연상할 수 있을 것 같은 민요라든가, 어떤 사람의 작품의 일부에서 그 사람을 생각게 하는 그런 간접 묘사의 수법도 사용된다.


음시는 피아노곡과 그 밖의 독주곡에도 있지만, 교향시라는 것은 대규모의 관현악으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오케스트라는 독주곡에 비해 표음악적인 묘사를 하기 때문에 그 표현 범위가 넓고, 색채나 명암의 느낌, 힘의 느낌 등을 웅변으로 말할 수 있으므로, 이로써 여러 가지 복잡한 내용을 그려내어 하는 것을 "교향시"라고 한다. 

 

물론 곡에 따라 그 의미는 같더라도, 관현악으로 연주되는 것도 음시라고 하는 경우가 있다.


교향시라는 말은 19세기 헝가리 태생의 대작곡가이며 명피아니스트로서도 그 이름이 알려진 프란쯔 리스트에 의해 비롯된 것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다.


리스트는 그 숙달된 관현악법을 충분히 구사하여 13곡의 교향시를 만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또 가장 많이 연주되는 교향시 "전주곡"은 그 세 번째의 곡으로, 프랑스의 시인 라마르티느 시의 일부를 따서 이를 표제로 하여 음악화한 것이다. 

 

리스트는 이 13곡의 교향시 외에 "단테 교향곡" "파우스트 교향곡" 등 2개의 교향곡을 쓴 바 있는데, 이것도 각각 몇 곡의 교향시를 교향곡의 각 악장으로 했다는 의미의 곡으로, 종래의 교향곡과는 전혀 취향이 다른 것이다.


근대 독일의 작곡가 리햐르트 시트라우스도 또한 많은 교향시를 썼다. "돈 환", "틸 오일렌시피겔의 유쾌한 장난", "죽음과 변용",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그 밖의 곡도 모두 오케스트라의 특히 큰 규모의 편성에 의해 어지러운 음의 효과와 함께 복잡한 시적 내용을 그리려고 힘쓰고 있다.


음시, 교향시 등은 어느 것이나 표제음악이기 때문에 만약 가능하면 일단 그 표제를 읽고 나서 음악을 들어보는 편이 알기 쉬울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러나 표제에 구애되어 음악의 순수한 아름다운, 음악 그 자체의 의미를 상실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들어야 마땅한 것은 어디까지나 '음악'이지 '문학'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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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전화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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